대법원 찾은 '웹툰작가' 주호민…"발달장애아동, '녹음금지' 예외 인정해야"

대법원 찾은 '웹툰작가' 주호민…"발달장애아동, '녹음금지' 예외 인정해야"

"학대 피해 방어권 보장 필요"…탄원서 서명 '2만 4000명' 동참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유명 웹툰작가 겸 방송인 주호민 씨가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아동 등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타인이 상황을 몰래 녹음할 수 있도록 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제3자 녹음금지 예외적용을 통한 학대피해 장애인 권리보장 대책위원회' 주최 제3자 녹음금지 예외 촉구 2차 기자회견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씨는 이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10개 장애인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말하거나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법이 닿을 수 있는 기준을 세워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 아들은 자폐성 장애가 있다. 사건 당시 9살이었던 아들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며 "아이 엄마가 대신한 녹음은 1심에선 학대를 밝히는 증거가 됐지만, 2심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같은 말이 녹음됐는데도 누가 버튼을 눌렀느냐에 따라 그 목소리가 재판에서 지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교실에 녹음기를 들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CCTV도, 증인도 없는 곳에서 피해를 설명할 수도, 증거를 남길 수도 없는 사람에게 녹음마저 허용치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며 "(발달장애아동) 등에게 녹음금지 예외를 인정하고 학대 피해 방어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이날 '녹음금지 예외 인정, 학대 피해 방어권 보장!'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여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후 2만 4000여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대법원에 직접 제출했다.

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제3자 녹음금지 예외적용을 통한 학대피해 장애인 권리보장 대책위원회' 주최 제3자 녹음금지 예외 촉구 2차 기자회견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우리 가족을 잘 모르시는데도 서명해 주셨다. 한 아이나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의 문제임을 알아주셨기 때문"이라며 "우리 아이는 청소년이 돼 조금씩 자기 말을 배워간다. 자기 이야기를 제 목소리로 하길 바라며 그날까지 내가 대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씨는 지난 2022년 아들의 가방에 넣어둔 녹음기로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는 발언을 녹취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녹취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은 몰래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검찰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