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호르무즈 해협 원유 수송량이 전쟁 전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대로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1300만 배럴에 근접했다. 지난 2월 하루 약 1900만 배럴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송량이 늘어난 것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미 해군과 걸프 국가들이 이란 공격에 대응하면서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이 늘었다.
우회 수송로도 다시 가동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손상됐던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보내 유조선에 싣기 시작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중동 전체 원유 수송량은 아직 전쟁 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사우디 생산량 일부도 국내 정유시설로 공급될 예정이다.
중동 산유국 수출이 회복되는 것과 달리 이란은 원유를 내보낼 길이 좁아지고 있다. 미국이 지난 7월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이란산 원유 운송이 막힌 영향이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봉쇄선 밖 유조선에 실린 이란산 원유는 이달 초 2900만 배럴에서 이달 말 1500만 배럴로 줄었다. 현재 추세라면 내달 초∼중순쯤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은 중국이다. 육로로 옮길 수 있는 물량은 하루 최대 4만 배럴 정도로 추산된다. 전쟁 전 이란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200만 배럴이었다.
이란으로서는 호르무즈 봉쇄를 통한 압박 효과는 약해지는 반면 자국 원유 수출은 막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에 따라 군사 행동으로 다시 긴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계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이란의 호르무즈 전략이 효과를 잃고 있다"며 "추가 도발이 더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