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추석 명절 직후 코스피 지수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를 앞두고 줄었던 거래가 재개되면서 대기 자금이 유입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는 연휴 직후 미국 물가 지표와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과거의 '추석 효과'가 되풀이될지는 대외 변수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부터 5거래일간 코스피는 7차례 상승하고 3차례 하락했다. 2018년·2021년·2022년에만 5거래일 뒤 코스피가 연휴 직후 첫 거래일보다 낮아졌다.
가장 상승률이 가팔랐던 해는 2025년(10월10일)이다. 코스피는 당시 추석 연휴가 끝나고 5거래일간 종가 기준 3610.60에서 3748.89로 3.89%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상법 개정 등 정책 모멘텀과 대형 반도체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때다.
반면 하락률이 가장 컸던 해는 2022년(13일)으로 연휴 직후 같은 기간 코스피는 2449.54에서 2344.66으로 떨어졌다. 하락률은 3.84% 수준이다. 당시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면서 추석 후 첫 거래일 코스피는 2.74%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이튿날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긴축 우려가 증시를 흔들었다.
추석 '전약후강' 반복⋯"대기 매수세 유입"
추석 직후 상승 흐름이 반복되는 배경으로는 연휴 전후 달라지는 투자자 수급이 꼽힌다. 연휴를 앞두고 해외 증시와 각종 이벤트에 대응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줄이면서 거래가 위축됐다가 장이 다시 열리면 대기했던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구조다.
대신증권은 21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수익률이 추석 연휴 이전보다 이후 높아지는 '전약후강 패턴'이 반복된다고 짚었다. 이경민 연구원은 "연휴 직전엔 대외 이벤트 공백을 앞둔 포지션 축소, 차익실현 등으로 수급이 다소 보수적으로 전환된다"며 "연휴 이후엔 대기 수요 유입과 함께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난다"고 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추석 이후에도 연휴 전 약세·이후 반등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과거 사례상 연휴 효과는 단기 수급 요인에 가까운 만큼 중장기적인 증시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같은 날 '추석 연휴 이전 눈치 싸움'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연휴 직전 거래대금 감소가 얇아진 호가와 수급 공백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형성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수급 공백 속 나타날 수 있는 변동성을 본격적인 변화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른바 '월말월초 현상'(turn-of-the-month effect)과 이를 연관 짓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한 달의 마지막 며칠과 다음 달 초 며칠 동안 주식 수익률이 평소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개인 퇴직연금 자금 등이 기관을 통해 매달 초 정기적으로 증시에 유입되는 미국에서 처음 조명됐다.
월말월초 현상은 국내에서도 관측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발간된 '월말 월초효과 현상을 활용한 투자 전략에 관한 연구'(한국산업경제학회)에 따르면 1990년 1월~2012년 12월 코스피200 지수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이때는 월 마지막 하루와 월초 첫 하루 2거래일만 분석 구간으로 잡았다. 그 결과 이 기간 평균 수익률은 0.4%, 나머지 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사실상 0%에 수렴했다.
추석은 보통 9~10월에 걸쳐 있다. 연휴 직후 거래 재개 시점도 대개 9월 말 또는 10월 초인 경우가 많다. 만약 3분기에서 4분기로 넘어가는 시점 외국계 운용사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까지 겹친다면 월말 월초 효과가 더욱 부각될 여지도 있다.
다만 이를 추석 직후 코스피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해당 연구의 분석 기간도 현재와 상당한 시차가 있고 월말 마지막 거래일과 월초 첫 거래일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 이후 첫 거래일 역시 9월28일이어서 전형적인 월초 구간과는 차이가 있다.
연구에서도 월말월초 효과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다. 해외 선행 연구에서는 월말 급여나 배당 등으로 투자자의 현금이 늘면서 월말·월초 증시로 자금이 유입된다는 가설 등이 제시돼 왔다.
"추석 이후 美 물가·반도체 실적 주목해야"
과거 통계에서 추석 이후 상승 빈도가 높았다고 해서 올해도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10차례에 불과한 표본인 데다 연휴 이후 증시는 당시의 대내외 경제 여건과 기업 실적 등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 이후 당장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이벤트로는 30일 발표되는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이 꼽힌다. 앞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PCE 지표를 통해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도 같은 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 가장 빨리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와 메모리 수익성 등 업황이 견조할 경우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추석 전후 기간을 확대할 경우 평균 수익률 방향성이 약해지고, 연도별 편차도 크게 확대된다"며 "결국 코스피 추가 상승 여부는 미국 물가 부담 완화 여부와 반도체 실적 모멘텀의 지속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