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농심 신라면이 식품매대를 벗어나 게임쇼와 영화제, 코믹콘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지난해 신라면 매출 66%가 해외에서 거둔 농심은 현지 판매망 확대를 넘어 K팝과 게임, 영화 등 대중문화 속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신라면을 세계 소비자들이 즐기는 문화 브랜드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 '게임스컴 2026'에 참가했다. 게임회사가 신작을 선보이는 공간에 '신라면 팩토리'를 조성하고 펌핑게임과 스키볼 등 체험 콘텐츠를 운영했다.
야외 휴식공간 '게임스컴 비치' 단독 스폰서까지 맡아 신라면 툼바 시식과 굿즈를 결합했다. 행사에는 약 36만명이 방문했다.
영화제에도 등장했다. 지난 10일 개막한 토론토 국제영화제 거리축제 'TIFF Festival Street'에 신라면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방문객이 면과 스프, 토핑을 직접 골라 자신만의 신라면컵을 만드는 프로그램까지 운영했다. 농심은 2024년부터 전주국제영화제도 후원하며 신라면을 소재로 다룬 단편영화 2편 제작에 참여했다.
무대는 곧바로 중동으로 이어졌다. 농심은 지난 11~13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코믹콘'에 참가해 신라면 부스를 운영했다. 360도 카메라존과 포토스팟, 한정판 굿즈, 대형 신라면컵 조형물을 마련해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코스프레 팬 약 4만5000명에게 신라면을 하나의 체험으로 각인시켰다.


인도에서는 K팝을 접목했다. 농심은 지난 19일 콜카타에서 열린 '하이브 인디아 팝업 파크'에 신라면 분식부스를 꾸려 하루 평균 약 30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맞았다. 이후 첸나이와 찬디가르, 코치에서도 행사를 이어가며 K컬처를 매개로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K팝 스타를 앞세운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농심은 신라면 최초 글로벌 앰배서더로 걸그룹 에스파를 내세웠다. 지난달 공개한 두번째 글로벌 광고는 2주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회를 넘었다. 지난해 첫 캠페인이 같은 조회수를 기록하는데 약 한 달이 걸렸던 점과 비교하면 확산 속도가 두배가량 빨라졌다.
이러한 행보는 농심 해외사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농심은 올해 경영지침을 'Global Agility & Growth'로 정하고 해외사업 확대를 핵심과제로 올렸다.
현재 40%안팎인 해외매출 비중을 2030년 60%이상으로 높이고 매출 7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신라면 브랜드 매출 1조5400억원 가운데 해외에서만 1조150억원을 거둬들였다.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2분기 농심 해외법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6% 늘었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1조8901억원으로 7.3%,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31.7% 증가했다.
오는 11월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능력도 기존 약 7억개에서 12억개 수준으로 확대된다.

농심은 이 같은 성장세를 장기화하기 위해 생산과 판매망 확대만큼 브랜드를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게임과 K팝, 영화 행사는 젊은 소비자가 오랜 시간 머물고 현장경험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을 한 번 맛보게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신라면을 즐거운 경험과 함께 기억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어릴 때부터 라면을 접한 소비자가 성인이 된 뒤에도 브랜드를 꾸준히 찾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소비특성을 고려해 해외에서도 체험형 홍보공간을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관련 활동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