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벌레가 기어가듯 온몸을 파고드는 가려움. 피부에서 뇌까지 가려움을 전달하는 길, 그 어딘가에 고장이 나면 가려움은 끝나지 않는 고통이 된다.
긁으면 염증이 생기고, 염증은 신경 말단을 변화시켜 더 심한 가려움을 부른다. 악순환을 끊으려면 가려움의 숨은 원인을 찾아야 한다.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성실한 40대 남성 A씨. 그의 가려움은 겉으로 드러나는 발진 없이 속에서만 반응이 일어난다. 꾀병처럼 보일 때도 있어 곤란하기도 하고, 장거리 운전 때는 가려움이 극심해 휴대용 등긁개를 챙겨 다닐 정도다.
119를 부르고 싶을 만큼 가려웠다는 그는 병원을 찾아 첩포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니켈에 강한 양성 반응. 전선을 다루는 회사에서 일해 현장을 오가는 일이 잦은 그는 금속에 노출되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직접 접촉뿐 아니라 흡입이나 음식으로도 전신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휠체어를 탄 채 병원을 찾은 90대 여성 B씨는 몸이 가려워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함께 온 70대 아들도 저녁이면 몸이 가려워 함께 검사와 치료를 받기로 했다. 검사 결과 원인은 '옴'이었다.
옴진드기에 감염되면 4~6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옴진드기가 피부 각질층에 굴을 만들어 알을 낳고 분비물을 배출하면서 손가락 사이, 겨드랑이, 배꼽이나 회음부 주변에 극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한 마리라도 남으면 다시 번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옴진드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치료해야 한다.

손을 묶어 두지 않는 한 자꾸 긁게 된다는 60대 남성 C씨. 딱지를 떼어가며 긁어야 할 정도로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으로 30년 동안 좋다는 병원을 다 찾아다녔지만, 스테로이드 치료는 잠시 고통을 멈춰 줄 뿐이었다.
오랫동안 긁어서 병변이 심해지고, 심해지니 또 긁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결절성 양진까지 생겼던 상황. 일하다 입은 화상으로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김혜원 교수를 만났고 그 때부터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됐다.
오는 25일 오후 9시 55분 EBS 1TV에서 방영되는 '명의-나는 왜 가려운가, 난치성 가려움증' 편에서는 피부과 명의 김 교수와 함께 난치성 가려움증의 숨은 원인을 추적하고, 가려움에서 벗어나는 해법을 알아본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총 99만 8540명으로 집계됐으며 옴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 역시 지난 2021년 2만9693명에서 2022년 3만697명, 2023년 3만4921명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아토피 증상은 성인기로 갈수록 목 주위,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주로 나타나게 되고 밤이나 체온이 올라갈 때 유독 가려움이 심해지기도 한다. 관리법으로는 세라마이드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장벽을 보호하거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약물 치료 등이 있다.
옴의 경우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증보다 고통이 심한 편이며 전염성도 강해, 감염됐을 경우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동시에 치료를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