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국내 자동차 내수가 20% 넘게 감소한 가운데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중국 BYD의 '씨라이언6 DM-i'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시장의 증감 방향을 바꿨다.
지난 8월 수입 PHEV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보다 33.8% 늘었지만 씨라이언6를 제외하면 오히려 16.3% 감소했다. BYD가 순수전기차에 이어 PHEV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는 11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8% 감소했다. 생산량은 20만6000대로 35.8% 줄었고 수출액도 38억5000만달러로 29.8% 감소했다.
하계휴가 시기가 지난해와 달라지면서 조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일부 업체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
전체 시장은 위축됐지만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확대됐다. 8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6만9000대로 전체 내수의 62.6%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가운데 6대 이상이 친환경차였던 셈이다.
친환경차 비중은 지난 6월 59%에서 7월 60.5%, 8월 62.6%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자동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으로의 수요 이동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씨라이언6 한 대로 '역성장' 피한 수입 PHEV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수입 PHEV 신규 등록은 133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997대보다 337대, 33.8%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수요가 고르게 회복됐다기보다 특정 신차의 판매 효과가 컸다.
BYD의 중형 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6 DM-i는 8월 500대가 등록됐다. 전체 수입 PHEV 등록의 37.5%로,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PHEV 10대 가운데 약 4대가 씨라이언6였다.

씨라이언6의 등록 대수는 수입 PHEV 시장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분인 337대보다 163대 많았다.
씨라이언6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 PHEV 등록은 834대에 그쳤다. 지난해 8월 전체 등록 대수인 997대보다 163대, 16.3% 감소한 수준이다. 씨라이언6가 없었다면 지난달 수입 PHEV 시장은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BYD는 씨라이언6를 통해 순수전기차 중심이던 국내 제품군을 PHEV로 넓혔다. 전기차 구매 의향이 높은 소비자에게는 아토3와 씰 등을, 충전 환경과 장거리 주행을 우려하는 소비자에게는 씨라이언6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PHEV는 외부 충전을 통해 일정 거리를 전기차처럼 달리다가 배터리가 소진되면 엔진을 활용할 수 있다. BYD는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과 장거리 운행 편의성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을 씨라이언6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3000만원대 가격도 주효…BYD, 수입차 4위
가격 경쟁력도 초기 판매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씨라이언6는 3000만원대 가격으로 기존 수입 PHEV보다 구매 부담을 낮췄다. 수입 SUV이면서 국산 하이브리드 SUV와 비교할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한 점이 소비자의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씨라이언6 판매에는 PHEV라는 동력 방식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 여건 등을 고려해 PHEV보다 일반 하이브리드가 소비자에게 적합하다는 판단이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일반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해온 것과 달리 BYD는 순수전기차와 PHEV를 동시에 운영하며 소비자층을 세분화하고 있다.

BYD의 전체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 8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2만9817대로 전년 동월보다 9.2% 증가했다. BYD는 이 가운데 3002대를 등록해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다만 씨라이언6의 한 달 실적만으로 국내 수입 PHEV 시장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올해 1~8월 수입 PHEV 누적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했다. 지난달 판매가 신차 출시 초기 수요에 힘입은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
향후 시장의 흐름은 씨라이언6의 판매가 지속되는 동시에 다른 브랜드의 PHEV 수요까지 확대되는지에 달렸다. 씨라이언6만 성장하고 기존 모델의 판매 감소가 이어지면 시장 외형은 커져도 특정 차종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 있다.
서비스센터와 부품 공급, 중고차 잔존가치 등 판매 이후의 경쟁력도 변수다. BYD가 가격을 앞세워 확보한 초기 수요를 장기적인 신뢰로 연결하려면 사후 서비스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8월 씨라이언6는 수입 PHEV 시장을 역성장에서 성장으로 돌려놨다. 이 판매 흐름이 이어진다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의 경쟁은 브랜드 대결을 넘어 일반 하이브리드와 PHEV, 순수전기차 등 동력 방식 간 경쟁으로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