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국내에서 329만원부터 판매하면서 높은 가격이 흥행의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에서도 시작 가격이 1999달러로, 기존 아이폰 이용자가 선뜻 넘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애플은 약 2000달러를 한꺼번에 내는 대신 월 57.99달러부터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업그레이드(Apple Upgrade)' 리스 프로그램을 내놨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장기 무이자 할부와 보상판매를 운영하며 높은 가격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2000달러 대신 월 57.99달러…가격 부담 쪼갠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의 미국 출고가는 1999달러로 아이폰 18 프로보다 약 60% 비싸고 아이폰 17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옴디아는 아이폰 듀오가 올해 말까지 600만대 이상 출하되며 올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옴디아가 주목한 것 중 하나는 애플의 다양한 구매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가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낮추는 것도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 업그레이드는 아이폰을 12개월 또는 24개월 동안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사용한 뒤 계약이 끝나면 새 제품으로 바꾸거나 구매·반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존 제품을 보상판매하면 월 납부액도 낮출 수 있다.
아이폰 듀오에도 이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1999달러인 아이폰 듀오는 24개월 기준 월 57.99달러부터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999달러를 한꺼번에 내는 대신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사용하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중국과 일본에도 고가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한 여러 선택지가 마련돼 있다.
중국에서는 은행과 결제 서비스를 통해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반납하는 보상판매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기존 아이폰 가격의 일부를 보장받아 다음 제품으로 바꾸는 교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일본에서는 일부 신용카드로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후불결제 서비스 페이디를 이용하면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고, 일정 기간 사용한 뒤 제품을 반납하고 새 아이폰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
한국은 구매 환경이 다소 다르다. 신용카드 할부와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할부·구매 혜택 등이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애플도 기존 제품을 반납하면 보상액을 새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보상판매(Apple Trade In)를 운영한다.
늦게 나온 애플, 오히려 유리할 수도
옴디아는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늦게 뛰어든 것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이 먼저 시장을 개척하는 동안 관련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기 때문이다.
최근 2년 사이 초박형유리(UTG), 화면 주름 개선, 힌지, 실리콘카본 배터리 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초기 폴더블폰이 안고 있던 두께와 내구성 등의 문제도 개선됐다.
옴디아는 "현재 공급망과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애플이 아이폰 듀오를 연간 15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강점인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도 변수다. 애플은 아이폰 듀오의 넓은 화면을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와 앱 개발 환경을 함께 손봤다.
많은 아이폰 이용자를 기반으로 앱 개발사들이 폴더블 화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옴디아는 강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폰 듀오 공개 직후 온라인 상에서는 부드러운 화면 넘김(애니메이션)이 큰 화제를 모았다.
최대 시장 중국은 화웨이 장벽
세계 최대 폴더블폰 시장인 중국은 애플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올해 상반기 화웨이는 중국 폴더블폰 시장의 75%를 차지했다. 화웨이와 아너, 비보, 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이 판매하는 폴더블폰도 17종이 넘는다.

현지 브랜드가 다양한 가격대와 제품 형태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만큼 애플이 초고가 제품으로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옴디아는 아이폰 듀오의 초기 수요가 안드로이드 폴더블폰 이용자보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에게서 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옴디아는 "아이폰 듀오의 초기 수요도 안드로이드 폴더블폰 이용자보다는 기존 아이폰 이용자에서 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