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부터 英 AI 인프라까지…K-팹리스, 실제 공급 늘린다

정수기부터 英 AI 인프라까지…K-팹리스, 실제 공급 늘린다

IFA서 리벨리온·퓨리오사AI·하이퍼엑셀 NPU 전시
딥엑스는 쿠쿠 정수기에 탑재…유럽 데이터센터 공급도 확대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전문업체(팹리스)들이 가전과 로봇, 데이터센터로 적용처를 넓히고 있다.

그동안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탑재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전처럼 적은 전력으로 AI를 구동해야 하는 엣지 시장과 대규모 AI 추론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모습이다.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들이 가전·로봇·데이터센터 등으로 적용처를 넓히는 모습을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자료=각 사]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는 지난 4~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딥엑스의 AI 반도체 ‘DX-M1’을 탑재한 ‘AI 바리스타 정수기’를 전시했다.

이 제품은 정수 기능에 AI 기반 드립커피 추출 기능을 결합했다.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원두와 농도, 온도 등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AI 연산을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정수기 안에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쿠쿠는 지난해 10월 딥엑스, 에이블AI와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6월 프랑스 비바테크에서 처음 공개한 데 이어 IFA에서도 제품을 선보였다. 아직은 샘플 단계로, 실제 출시와 판매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다.

정수기에 들어간 DX-M1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5나노(㎚·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딥엑스는 현재까지 10여개 국가·지역에서 77건, 1300만달러(약 174억원) 이상의 상업용 구매주문(PO)을 확보했다.

2세대 제품 'DX-M2'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적용하며 내년 6월 초기 고객사 공급이 목표다.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와 로봇에서 적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2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리벨100'은 데이터센터용 제품으로, 이번 IFA에도 전시됐다. 1세대 '아톰'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에코피스의 수질정화 로봇이 수집한 영상을 분석하는 데 쓰였다.

리벨리온과 영국 AI 컴퓨팅 기업 칼로섬의 파트너십 이미지. [사진=리벨리온]

영국에서는 AI 인프라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달 영국 AI 컴퓨팅 기업 칼로섬과 손잡고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AI 연구 클러스터에 NPU 기반 랙 100대 이상을 투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퓨리오사AI의 2세대 AI 반도체 'RNGD'. [사진=퓨리오사AI]

퓨리오사AI는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를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RNGD는 지난 1월 1차 물량 4000장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 7월부터는 삼성SDS의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에서 서비스형 NPU인 'NPUaaS'로 제공되고 있다. 이번 IFA에도 RNGD를 전시했다.

유럽 데이터센터에도 들어갔다. 퓨리오사AI는 지난 7월 포르투갈 리스본 에퀴닉스 LS2 데이터센터에 RNGD 서버를 설치했다. 스웨덴 15메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에는 내년 1800장을 시작으로 7000장 이상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하이퍼엑셀이 LG전자와 공동 개발 중인 AI 가속기 '베르다 100' 적용 예시. [사진=하이퍼엑셀 홈페이지 캡처]

하이퍼엑셀은 이번 IFA에서 데이터센터용 거대언어모델(LLM) 추론 가속기 '베르다'를 전시했다. LG전자와는 가전·로봇용 엣지 AI 가속기 '베르다100'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다만 아직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리벨리온 320억원, 퓨리오사AI 57억4000만원, 딥엑스 33억2000만원, 하이퍼엑셀 22억4000만원으로 4사를 합쳐 약 433억원이다.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올해 말~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퓨리오사AI는 2028년 하반기를 목표로 잡았다. 딥엑스와 하이퍼엑셀도 상장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