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대만 직원들에게 최대 68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보상을 지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현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파업 움직임이 확산하자 역대 최대 수준의 보상안을 내놓은 것이다.

11일 로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대만 직접고용 직원들에게 2026회계연도 기준 월급 35~68개월치에 해당하는 보상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생산직과 기술자, 교대근무 엔지니어 등이 포함된다.
최소 현금 보상액은 170만 대만달러(약 7237만원)다. 마이크론은 이번 보상 규모가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6만명 이상의 직원이 보상을 받는다.
지난해 8월 29일 이전 입사한 대만 직원에게는 별도로 100만 대만달러(약 4257만원)의 현금 보너스도 지급한다.
신입 엔지니어의 경우 현금과 주식 보상을 합친 전체 보상이 평균 340만 대만달러(약 1억4474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현금 보상은 평균 290만 대만달러(약 1억2345만원)이며 나머지는 부여 시점 가치 기준 주식으로 지급된다. 모든 직원에게는 연간 주식 보상도 제공한다.
이번 보상안은 마이크론 대만 노조를 중심으로 파업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마이크론 대만 전체 인력의 약 3분의 2를 대표하는 노조 내부에서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폭넓은 지지가 확인됐다. 마이크론과 타오위안 노조는 지난주 진행된 중재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2차 중재가 예정돼 있다.

노조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공유 제도를 거론하며 한국 경쟁사와 마이크론 직원 간 보상 격차가 확대됐다고 주장해왔다.
대만은 마이크론의 핵심 메모리 생산 거점 가운데 하나다. 마이크론은 현지에서 약 1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누적 투자액은 1조6000억 대만달러(약 68조1120억원)를 넘어선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도 마이크론의 과제로 꼽힌다.
핵심 생산 거점인 대만에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메모리 생산과 공급망에 미칠 영향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이 지난 5월 삼성전자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은 노사 갈등이 재연되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삼성전자에서는 최대 4만80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18일간의 파업이 예고됐으나 막판 협상 끝에 철회됐다.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반도체 사업 실적에 연동해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 성과급 제도 등에 합의했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