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용 앱스토어' 허깅페이스 품는 엔비디아⋯K-AI 업계, 기대 반 우려 반

'AI 전용 앱스토어' 허깅페이스 품는 엔비디아⋯K-AI 업계, 기대 반 우려 반

오픈 생태계 확장, 글로벌 노출·상용화 통로 확대 이어질까
플랫폼 의존 심화 가능성⋯전문가 "개방성 유지 지켜봐야"

[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엔비디아의 허깅페이스 인수 추진을 두고 국내 인공지능(AI) 업계가 향후 생태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자본과 인프라가 더해지면 허깅페이스를 통한 글로벌 진출과 서비스 상용화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모델 탐색부터 배포까지 허깅페이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플랫폼 의존과 중립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비디아, 허깅페이스 인수. [사진=챗GPT]

오픈 생태계 키워 GPU 수요 확대⋯엔비디아, 영향력 확장

엔비디아는 지난 3일(현지시간) 허깅페이스를 129억3030만달러 규모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거래는 규제당국 승인 등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종결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허깅페이스는 AI 모델과 데이터셋을 공개·공유하는 저장소에서 출발해 모델 탐색과 평가, 애플리케이션 개발, 추론·배포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엔비디아 발표에 따르면 현재 1800만명 이상의 개발자·연구자·창작자가 모델 300만개와 애플리케이션 100만개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용 기업도 20만곳을 넘는다. 공개 모델 수는 2022년 6만개에서 약 4년 만에 50배로 늘었다.

허깅페이스의 영향력은 이용자가 모일수록 더 많은 모델과 도구가 올라오고,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다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네트워크 효과에서 나온다. 애플 앱스토어가 소비자용 앱의 심사와 유통, 결제를 통제한다면 허깅페이스는 개발자가 모델과 데이터, AI 앱을 공유하고 여러 클라우드·추론 서비스로 연결되는 개방형 개발 플랫폼에 가깝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허깅페이스는 AI와 관련된 지식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장터로 정의할 수 있다"며 "AI판 앱스토어라고 할 수 있지만 앱뿐 아니라 데이터와 각종 도구, 기술도 올라온다는 점에서 범위가 더 넓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노리는 것도 플랫폼 수수료보다는 오픈 모델과 AI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늘려 컴퓨팅 수요를 키우는 구조다. 모델과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GPU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오픈소스 기반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자사 제품의 전 세계적인 이용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 교수는 "AI 생태계가 확산되고 발전하면 결국 GPU도 더 필요해진다"며 "엔비디아는 이런 효과까지 고려해 거액을 들여 허깅페이스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인수하는 데에는) 오픈모델 생태계에 관여하는 폭을 넓히고 이를 GPU를 판매할 수 있는 경로로 연결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개발자와 바로 연결⋯K-AI엔 시장 확대 기회?

국내 AI 기업에는 세계 개발자와 접점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 허깅페이스 생태계가 확대되면 자체적인 해외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기업도 모델과 서비스를 글로벌 이용자에게 알리고 상용화로 연결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상엽 교수는 "(허깅페이스가)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국내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병곤 프렌들리AI 대표도 "글로벌 개발자들이 이미 모델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허깅페이스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면서 프렌들리AI도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었다"며 "모델 선택에서 실제 서비스용 추론으로 이어지는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AI 추론 플랫폼 기업인 프렌들리AI는 허깅페이스에서 모델을 선택한 뒤 자사 추론 서비스로 곧바로 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허깅페이스에 공개된 모델 가운데 60만개 이상을 복잡한 인프라 구축이나 별도의 최적화 과정 없이 프렌들리AI에서 활용할 수 있다.

8월 25일 '델 테크놀로지스 포럼 2026'에서 공개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마이클 델 회장 대담 영상. [사진=최효경 기자]

생태계 커질수록 플랫폼 의존⋯개방성·중립성 '우려'

다만 허깅페이스 생태계 확대가 기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모델 탐색과 평가, 배포 경로가 한 플랫폼에 집중될수록 국내 기업의 의존도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엔비디아가 향후 모델 노출 기준이나 경쟁 반도체·클라우드 지원 정책을 변경하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접근성과 사업 선택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인수 이후에도 허깅페이스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모델과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추론 서비스와 컴퓨팅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지 않아도 허깅페이스에서 모델을 개발·배포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사 반도체 지원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성엽 교수는 "오픈 모델의 취지와 달리 엔비디아의 개입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플랫폼이 사실상 폐쇄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처음에는 모두 개방성을 유지한다고 이야기하겠지만 기업은 결국 이익 극대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운영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AI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허깅페이스 인수는 국내 AI 기업이 글로벌 이용자와 만날 기회와 모델 상용화 통로를 확대시킬 수 있다"며 "다만 거래가 종결된 뒤 허깅페이스가 경쟁 반도체와 클라우드, 추론 사업자를 얼마나 동등하게 대우할지가 엔비디아 중심의 AI 생태계가 '확장'에 머물지 '장악'으로 향할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효경 기자(hyomirro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