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금융당국이 조각투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토큰증권 시장을 주식·채권·펀드 등 전통 금융상품으로 넓힌다.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과 함께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채권·펀드 등을 시작으로 토큰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까지 연결한다.
금융위원회는 4일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에 증권을 기록해 발행·유통하는 형태를 말한다. 조각투자처럼 특정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의 발행 형태에 따른 구분이다. 이에 주식이나 채권 등 기존 증권도 토큰 형태로 발행하면 토큰증권에 해당한다.
토큰증권은 지난 2월 전자증권법 개정으로 '분산원장등록주식등'이라는 명칭으로 제도화됐다. 개정안은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 시행에 맞춰 1단계가 시작된다. 펀드와 채권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방식으로 우선 토큰화한다. 펀드는 사모 MMF, 채권은 사모 방식의 사채를 대상으로 한다. 주식은 전자증권으로 발행된 비상장주식을 예탁원이나 신탁업자에 신탁한 뒤 해당 신탁 수익증권을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조각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권리관계가 단순하고 규모가 크지 않아 1단계부터 공모 방식의 토큰화가 허용된다.
이후 2단계에서는 공모증권으로 토큰화 대상을 확대한다.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온체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 2·3단계 전환 시점은 1단계 토큰화의 안정성과 효율성, 시장 수요 및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조각투자 제도도 손질한다. 금융당국은 기존 샌드박스에서 제한됐던 기초자산 집합화(pooling)를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동일한 종류의 자산을 명확한 기준과 목적에 따라 묶고 부실자산을 포함하지 않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여러 자산을 하나의 조각투자 상품으로 구성할 수 있다.
장래매출채권처럼 불확실한 사건과 연계된 자산도 안정적인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조각투자를 허용한다. 공모 과정에서는 1인당 청약한도와 배정방법, 이해상충 방지 등 투자자 보호 원칙도 적용한다.
토큰증권 유통은 별도의 전용 인가체계를 신설하지 않고 기존 금융투자업 인가 범위 안에서 허용한다. 증권사가 해당 증권에 대한 투자중개·매매 인가를 보유하고 있다면 별도의 추가 인가 없이 토큰증권을 취급할 수 있다.
장외거래소의 토큰증권 거래도 기존 인가 범위에서 가능하도록 하되,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하려는 경우 금융감독원과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한다. 또 채무증권 장외거래소 인가단위를 새로 만들고,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금액은 1억원으로 제한한다.
증권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의 증권계좌를 개설·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도 도입한다. 투자자 재산권 보호와 전산 안정성 등을 고려해 자기자본 40억원과 계좌관리·내부통제·전산 분야 전문인력 등을 등록요건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토큰증권 정책방향 중 하위법규 규정사항은 이달 말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하위 법규 개정안에 담겨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략적·단계적 접근을 통해 주식, 채권,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도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증권의 발행, 거래, 청산, 결제, 권리행사, 기초자산 등 자본시장 전체 가치사슬을 하나의 디지털 자본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