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행정기관 지방 이전 차원에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내년 상반기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은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고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한다.
정부는 3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2차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방향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세종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차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은 수도권 소재 중앙 행정기관과 소속 기관으로, 기관별 기능·성격과 업무 연계성 등을 종합 검토해 정해진다.
눈에 띄는 건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다.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 두 부처는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돼 있는데, 정부는 이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행복도시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성평등부 등 규모나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을 우선으로 순차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관가에서 이전 관측이 나왔던 금융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검찰청(공소청·중수청)이나 경찰청처럼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모든 기관을 한꺼번에 옮기지 않고 기관별 준비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전해 행정 공백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과 시기는 행복도시법 제16조에 따라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하는 절차로 확정된다.
공공기관과 관련,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개를 대상으로 잔류 최소화 원칙 아래 올해 4분기 중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150개 기관, 5만여명이 행복도시와 10개 혁신도시로 옮겨가 지역 핵심산업 성장과 지역인재 채용 확대 등 성과가 있었지만, 이전기관이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되면서 수도권 집중 추세를 근본적으로 반전시키기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정부는 2차 이전에 다섯 가지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1차 이전 당시 적용했던 잔류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 반드시 남아야 할 기관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고,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능적으로 연관된 기관을 집적 배치하며, 지역 산업·대학과 연계하고, 정주기반을 확충하고,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1차 이전 때보다 지원 수준을 높이되 더 멀리, 더 빨리 이전하는 기관을 더 두텁게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를 시작으로 지방정부·노동계 등을 대상으로 공론화 절차에 착수해 연내 합리적인 이전계획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해당하는 109개 기관 정비 계획을 밝혔다.
공공기관 정비는 크게 세 방향으로 나뉜다. 첫째는 에너지·항만 등 국가 인프라 관련 기관의 전략적 재배치로, 발전 5개사를 하나로 통합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고 지역별로 흩어져 있던 4개 항만공사도 하나로 통합해 국제 항만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둘째는 과도하게 세분화된 유사·중복기관 통합으로, 공공기관 해외거점을 물리적·기능적으로 일원화해 수출기업과 교민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셋째는 자회사와 소규모 기관의 중복 업무를 통합해 관리 사각지대를 없애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정부는 법률 개정이 필요 없는 기관은 즉시 통폐합에 착수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경우 부처별로 기능개혁 로드맵을 마련해 이행하기로 했다.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에 대해서는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로 보수 등 처우가 낮아지지 않도록 하며, 복리후생 강화와 경영평가 인센티브 등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향후 재정경제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가 각자 소관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국무총리실 주관 관계부처 협의체를 통해 진행 상황을 관리하기로 했다. 국회에도 관련 예산 심의와 법령 개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발표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의 출발점에 수도권 1극 체제와 국토 불균형이 있다며, 균형성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KTX-SRT 통합 사례처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빠른 시일 내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