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를 당초 개편안인 9억원에서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주택시장 셈법도 다시 복잡해지고 있다. 8·3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매매매물이 늘고 전월세매물은 줄어드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그러나 세 부담이 다시 낮아질 경우 실거주 전환에 따른 임대물량 잠김현상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집주인 매도압박 역시 약해져 당초 기대했던 매물확대 효과는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려던 세제개편안을 원점 재검토하고 있다. 거주여부와 상관없이 1주택자 기본공제 12억원을 유지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중이다. 지방근무나 학업, 간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본인 소유 주택에 실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 세 부담이 급증하자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다.
앞서 발표된 8·3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춰 실거주 여부에 따른 보유부담 격차를 벌리는 데 방점을 뒀다. 주택을 투자목적이 아닌 실제 거주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이 커질 경우 집주인이 주택을 처분하거나 세입자를 내보낸 뒤 직접 입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매매시장에서는 매물출회를 유도하는 반면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월세물량을 줄이는 부작용이 지적됐다.
실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에서는 매매와 전월세매물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매물은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달 3일보다 11% 증가했다. 마포구(15%)와 송파구(14.8%)가 크게 늘었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14.4% 증가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 나온 매물만 2만5412건에 달했다.
반면 같은기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매물은 3만7671건으로 1.6% 감소했다. 동대문구(14.6%)와 광진구(9.5%)를 비롯해 송파·서대문·중구도 6%안팎 줄었다.
정부 검토안대로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유지하면 종부세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집을 급하게 처분할 유인도 줄어든다. 늘었던 매매매물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일부 집주인이 매도를 보류할 수 있다.
반대로 전월세시장에는 완충 효과가 기대된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낸 뒤 직접 입주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기존 임대물량이 시장에 남아 단기적인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기존 물량 이탈을 막는 수준으로 전월세 공급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완화가 일시적으로 임대차 불안을 낮출 수 있지만 매매매물 잠김이라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이 줄면 집주인이 실거주할 필요성이 낮아져 전세물량 유지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매도를 보류하거나 회수할 가능성이 커 매매매물 확대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역시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 완화는 세입자 퇴거를 막아 전세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매매시장으로 나올 매물이 잠겨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당정간 최종 확정전인 만큼 세제완화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해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