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한 쇼핑몰에 익숙한 뚜레쥬르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김치고로케와 꽈배기, 소금빵 등 한국 매장에서 보던 제품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현지 소비자들은 트레이를 든 채 매장을 돌며 빵을 고른다. 미국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을 만큼 한국 매장풍경과 판박이다.

현지시간 13일 찾아간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점은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상권 핵심축인 비치대로와 임페리얼 하이웨이가 만나는 대형쇼핑센터 '라하브라 마켓플레이스'에 자리잡았다.
로스·하비 로비·펫코 등 대형상점과 칙필레 등 식음료(F&B)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인근에는 월마트와 트레이더조 등 대형그로서리도 밀집해 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이지역 고객은 라틴계가 60%로 가장 많고 백인 25~30%, 아시아계는 10%미만이다. 매장규모는 약 320.5㎡(97평)로 내·외부에 80석안팎 좌석을 갖췄다.
아들과 함께 매장을 찾은 김연주 씨는 "미국에서 30년 넘게 살았는데 아이 친구엄마가 준 빵을 맛있게 먹고 보니 뚜레쥬르 제품이었다"며 "다른 빵집보다 종류가 많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2004년 뚜레쥬르로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6월 기준 북미매장은 205개에 달한다. 미국법인은 2018년부터 8년연속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지난해 1946억원으로 약 4배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배경에는 현지 베이커리와 차별화한 매장 운영방식과 제품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라하브라점 내부에는 다양한 빵이 매대에 진열돼 있고 비말을 막기 위한 투명가드도 설치됐다.
직원이 제품을 꺼내주는 방식이 일반적인 미국 베이커리와 달리 소비자가 쇼핑하듯 직접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소수품목만 취급하는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이른 아침부터 다양한 종류의 갓구운 빵을 제공하는 '토탈 베이커리' 형태도 차별점이다.
뚜레쥬르가 미국에서 내세우는 또다른 경쟁력은 'K-베이커리'다. 미국인 입맛에 맞게 제품을 크게 바꾸기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맛과 형태를 최대한 그대로 구현했다.
안승준 CJ푸드빌 글로벌사업본부장 겸 미국법인장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미국에서도 거의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며 "김치고로케와 꽈배기, 소금빵 등 K-베이커리 제품도 현지에서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안 법인장은 이어 "별도로 강조하지 않아도 방문고객 약 72%가 뚜레쥬르를 한국 베이커리 브랜드로 알고 온다"며 "미국에서도 'K-니스(K-ness)'를 차별적인 경쟁요소로 가져가는 것이 주요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군은 '클라우드 케이크'다. 한국 생크림 케이크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미국에서 일반적인 양산형 버터 케이크와 달리 생크림을 사용해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지에서는 이를 '클라우디(Cloudy)하다'고 표현하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라하브라점에서는 클라우드 케이크를 하루 최대 1000개가량 생산할 수 있다. 13일부터는 국내에서 인기를 끈 '아그작 케이크' 3종도 판매를 시작했다.
라하브라점은 단순한 직영점을 넘어 미국 가맹사업 확대를 위한 일종의 '표준매장' 역할도 맡고 있다. 미국 뚜레쥬르 매장 90%이상이 가맹점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라하브라점은 가맹점주들이 실제 매장 운영방식과 제품진열, 고객응대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모델매장으로 활용된다.
2개점이상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 비중도 전체 절반을 넘는다. 뚜레쥬르는 이를 바탕으로 동부와 중부, 서부는 물론 하와이까지 출점을 확대하며 미국전역에서 가맹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푸드빌은 미국사업 확대에 맞춰 운영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기업에서 운영경험을 쌓은 경영진을 잇달아 영입하며 현지 서비스와 매장운영 표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합류한 오펠리아 쿰프 뚜레쥬르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그중 하나다.
안 법인장은 "미국에서는 고객을 환대하는 호스피탈리티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는 운영표준화가 중요하다"며 "오펠리아가 합류하면서 이러한 표준화작업에 필요한 노하우도 현지에 적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푸드빌은 미국에서 생산부터 매장운영까지 현지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약 9만㎡ 규모 자동화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을 연간 1억개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현지 가맹점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관세부담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다.
/로스앤젤레스(미국)=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