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계기로 조우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황상무 사퇴·이종섭 귀국'에 이은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의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민생특보) 임명으로 당정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 제2연평해전 전승비를 찾아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를 추모했다. 서해수호관 앞 광장에 배치된 참수리357호정에 올라 제2연평해전 당시 격렬한 교전으로 생긴 탄흔들을 만져보며 함께 있던 유족들과 아픔을 공감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과 만난 건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로 이동해서다. 윤 대통령은 미리 와 있던 한 위원장과 악수한 뒤 함께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헌화와 참배를 했다. 천안함 유족 대표 및 참전 장병 대표들, 국방부 장관, 국가보훈부 장관, 대통령실 참모 등도 함께했다.
이후 두 사람은 북의 공격으로 피격된 천안함 선체를 둘러봤다. 천안함 피격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326호국보훈연구소장의 설명을 들은 한 위원장은 "영웅들을 이렇게 모욕하고, 조작하고 선동하고 왜곡하는 세력들이 계속 그런 일을 하고 있다. 반드시 막아 내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렇게 명백하게 도발과 공격을 받았는데도 자폭이라느니 왜곡, 조작, 선동해서 희생자를 모욕하는 일이 있다. 최원일 함장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냐"고 위로했다. 이어 "반국가세력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서 더 많은 위로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 함장은 "위로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한 위원장도 "저희가 잘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조작과 선동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종북 세력의 준동을 응징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선체를 둘러본 두 사람은 유족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위로를 건넸다. 행사를 마친 뒤엔 윤 대통령이 차에 탑승하기 전 한 위원장과 악수하면서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이날 만남을 두고 '제2의 서천 조우'란 평가도 나온다. 앞서 지난 1월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로 충돌하며 당정 간 긴장이 고조되던 중 두 사람이 나란히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으면서 상황이 새 국면을 맞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21일) 대통령 민생특보에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임명했다. 여당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빠지자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공개 반발한지 하루 만에 대통령 직보 라인으로 발탁된 것이다.
'황상무 사퇴·이종섭 귀국' 논란에 기존 입장을 접고 당의 요구를 사실상 모두 받아들인 윤 대통령이 이튿날 곧바로 주 특보를 임명한 것은 '윤-한 갈등'의 불안한 봉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정 갈등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오늘)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