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최근 증권가에서 내년 집값이 최대 30% 떨어질 수 있다는 리포트가 나와 시선이 집중된 바 있으나 전문가들은 그 정도 수준의 폭락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는 데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매매가 하방압력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교보증권이 최근 낸 부동산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주택가격 주요 변수인 '금리'의 가격 반영이 본격화되면 장기적으로 현재 가격 대비 최대 30%, 최고점 대비 최대 50%의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올해 아파트 시장 가격은 정책 대출,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연간 마감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책대출 종료, 시장금리 상승, 입주물량 등 공급 증가의 복합 영향으로 올해 10월 이후 실거래가부터 다소 드라마틱한 가격 하락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내년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역전세난 확산, 이자부담 가중 등에 따른 급매 증가 영향으로 5% 이상 하락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진단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과 총선 등 변수를 고려했을 때, 실제로 집값이 크게 하락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정책적으로 부양한 건 맞다. 1·3대책 이후 규제가 풀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최근 대출 금리가 오르는 추세는 맞다"라면서도 "시장에선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데 내년의 경우 총선 이슈가 있고 미국에서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시그널이 나와 불안심리는 줄어들 수 있다. 지금 시장 심리가 좋지 않은 건 고금리에 적응하는 시간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예정된 총선 전까지 개발 계획 구상이나 규제 완화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강보합 수준의 매매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서울·수도권은 회복세가 빨랐지만 전국 단위로 보면 회복세가 더디고 하락세를 유지하는 곳도 있다. 현재 가격에서 30%가 더 빠진단 건 국가 시스템적 위기라든지 관련 산업이 붕괴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수치"라며 "서울 수도권도 지역별로 다르겠지만 5% 하락까지 가긴 어려워 보인다. 급격히 금리가 올라 집값이 많이 빠졌을 때도 지수로 20% 하락한 수준이었다. 지금은 고점 대비 회복도 80~90% 정도 된 상황인데 거기서 5%가 빠진다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렵긴 해도 미국이 금리를 두 번 동결한 상황이고 경제성장률이 축소는 됐지만 플러스 성장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아마 보합 수준 정도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CPI)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전월(3.7%) 대비 상승폭이 줄었으며 시장 예상치(3.3%)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측면에서 보면 올해 정책적으로 저금리를 지원해 준 영향이 있긴 하지만 내년에도 신생아 특례대출 등 여러 지원 정책은 진행되고 새로 나올 수도 있다"며 "금리가 이번 하반기에 많이 올라서 우려한 부분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고 미국 금리도 덜 오를 것으로 보여서 사람들도 부담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집값이 하락하려면 전셋값이 같이 빠져야 하는데 매맷값과 전셋값 사이에 갭이 줄어들고 있어서 매맷값이 떨어질 수 있는 강한 압력이 없다고 본다"며 "이전에 아파트값이 빠질 땐 전셋값이 같이 빠지면서 하락 마지노선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급락한 건데 지금은 전셋값이 오르면서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쭉쭉 빠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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