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최근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규모 7.8의 강진으로 8천여 명의 사망자와 수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 같은가운데 이 같은 대규모 피해를 야기한 지진의 발생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위치' '부실 건축' '발생 시간' 등 지진 발생 원인과 신속한 구조에 난항을 겪는 이유 등을 함께 분석했다.
◆200년간 에너지 축적한 단층…얕은 진원 깊이도 원인
튀르키예는 아나톨리아 지각판, 유라시아 판, 아프리카 판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있어 세계에서 지진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지진은 아라비아 판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아나톨리아 판과 충돌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동 아나톨리아동아나톨리아 단층은 단층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 성질을 지니고 있어 같은 규모 지진이더라도 단층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정단층일 경우 피해가 클 수 있다.
특히 동 아나톨리아동아나톨리아 단층은 최근 지진 활동이 없어 오히려 그만큼 에너지를 축적해 피해가 컸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로더로저 머는머슨 영국 지질조사국 명예 연구원은 7일(현지 시각현지시간) AFP와의 인터뷰에서 "동 아나톨리아동아나톨리아 단층은 200년 이상 규모 7.0진도 7.0 이상의 지진이 없었다. 이는 사람들이 지진이 얼마나 위험한지 간과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생각을 밝혔다.
진원의 깊이가 비교적 얕았다는 점 역시 피해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 엘 거기서엘더스 호주 커틴대학교 지구과학 대학교수는 외신에 "(이번 지진 진원인) 18㎞는 매우 깊게 들리겠지만 실제 방출된 에너지는 표면에 아주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은 진원 깊이가 11㎞로 당시 9천여 명의 희생자를 냈다.
◆"구조적 문제 있는 건물, '와르르' 무너지는 것은 당연"
부실한 건축물로 인해 인명피해를 더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터키 남부 지역에는 보강되지 않은 벽돌이나 저층 구조의 콘크리트 건물이 많다. 해당 건물들은 지진 같은 흔들림에 극도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키트 미야모토 재난복구 전문가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1999년 튀르키예는 건축 규정을 제정했지만 많은 건물이 그 전에 건설됐다. 2000년 이전에 세워진 건물들은 모두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르멘 솔라나 포츠머스대 부교수 역시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의 내진 기반 시설을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들 말처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하고 있는 튀르키예 여진 영상에는 한번 건물이 무너지면 옆 건물까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너선 스튜어트 UCLA 교수는 이에 "우리는 이런 피해를 이전에도 겪었다"면서 "지난 1999년 일어난 튀르키예 지진 때도 건물들이 팬케이크처럼 무너져 내렸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붕괴했다"고 지적했다.
◆ 새벽 시간 발생, 추운 날씨…구조 작업은 난항
이번 지진은 6일 오전 4시17분께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발생 시간이 새벽이라는 점이 인명피해를 더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로저 머슨 연구원은 "지진이 발생한 시간은 새벽으로 집이 무너졌을 때 잠든 사람들은 집에 갇혀 있을 때"라며 지진이 새벽에 발생해 사람들의 대피가 어려웠던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현지의 추운 날씨도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는 이유다. 현재 진앙 주변의 낮 최고 기온은 영상 3~4도이며 오는 며칠 간은 영하권을 맴돌 것으로 예상된다.
머슨 연구원은 "추운 겨울 날씨는 잔해에 갇힌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우려했다. 마젠 키와라 시리아 미국 의료협회 책임자도 아랍 매체를 통해 "우리는 무너진 건물 외에도 악천후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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