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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엔 음식] 꿩 대신 '닭' 아니라 꿩 대신 '소'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맞는 설 연휴다. 많은 이들이 각자의 고향으로 가 친인척들과 그간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회포를 푼다. 그리고 모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하고도 든든한 떡국 한 그릇씩을 먹는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정확한 유래는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 후기 편찬된 '동국세시기'와 '열양세시기' 등 문헌에서 정조차례(새해 첫날에 조상에게 드리는 차례)와 세찬(세배를 하러 온 사람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일) 때 필요한 음식으로 기록돼있을 뿐이다. 최남선이 저술한 '조선상식문답'에도 상고시대(고조선~삼국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풍습이라고 명시돼 있다.

떡국. [사진=유튜브 '브롱부부잘먹고잘살기']
떡국. [사진=유튜브 '브롱부부잘먹고잘살기']

'동국세시기'에는 떡국을 겉모양이 희다고 해 '백탕', 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 해 '병탕'이라 부르고 있다. 또 나이를 물을 때 '병탕 몇 사발 먹었느냐'라고 묻기도 했으며 떡국의 떡은 나이를 더하는 떡이라 하여 '첨세병'이라 불리기도 했다. '떡국 한 그릇 먹으면 나이 한 살 먹는다'는 요즘 표현도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또 문헌에 따르면 고려 후기 귀족들은 원나라 풍습인 매사냥을 배워와 매를 이용한 꿩 사냥을 즐겼다. 이들은 꿩고기를 이용해 떡국 육수를 만들었다. 그러나 꿩고기는 일반 백성들이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기에 이들은 꿩과 유사한 닭을 이용해 육수를 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은 여기서 처음 나온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소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떡국에는 사골육수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 [사진=유튜브 'Kongsedek recipe']
. [사진=유튜브 'Kongsedek recipe']

육수의 재료가 바뀐 만큼 떡국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역별로 판이하게 나뉜다. 대표적으로 개성에는 얇게 썬 가래떡이 아닌 조롱박 모양의 조랭이떡으로 떡국을 만들어 먹는다. 이외에도 미역, 들기름, 만두, 닭고기 등 지역에 따라 떡국에 올라가는 고명도 다양하다.

이처럼 떡 모양과 고명, 육수 등 어느 한 가지만 달라져도 떡국의 맛과 식감 등이 확연히 달라진다. 4일간의 설 연휴, 한 번쯤은 평소 먹던 떡국이 아닌 다른 지역의, 다른 방식의 떡국도 먹어보는 건 어떨까. 두 그릇 먹는다고 해서 두 살 먹는 건 아니니.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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