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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뺨치는 '연 6%' 저축성보험…정작 소비자는 '외면'


고금리에도 신규 가입 건수 줄어…은행 예·적금 관심↑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10년 전 들었던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은행 고금리 예·적금 상품으로 갈아탈 생각입니다. 중도해지하면 무조건 손해라 들고 있던 건데, 기대했던 것보다 이자율도 낮고 재가입은 안 할 것 같네요."

보험사들이 최근 6%대에 육박하는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5~6%대 정기예금 상품이 나오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28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자는 지난 10월 기준 2만2천425건으로 전월(2만7천424건) 대비 18.2% 하락했다. 지난 9월 신규 가입 건수가 올 들어 처음 2만대로 떨어진 이후 또 줄어든 것이다. 매달 적립된 보험료도 8월(277억원), 9월(221억원), 10월(141억원) 등으로 감소세다.

은행권에는 뭉칫돈이 몰리며 상반된 분위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천252조원으로 전월(9월)보다 6조8천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에는 한 달간 56조2천억원이 몰렸다. 지난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보험사들도 고객을 붙잡기 위한 금리 경쟁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5%대의 고금리 상품을 쏟아내면서 금리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달 IBK연금보험(5.3%) 상품을 시작으로 ABL생명(5.4%), 한화생명(5.7%), 교보생명(5.8%) 등이 속속 출시했다. 현재 가장 높은 금리는 푸본현대생명(5.9%)으로 6%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저축성보험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저축성보험은 상품 설계상 표면 이율과 실제 수익률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축보험은 매월 일정액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만기 때 총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환급금액을 받는다. 상품에 따라 저축 기능 외 기본적인 질병과 상해 등을 보장하기도 한다. 다만 최근 보험사들이 5%대의 확정금리형 상품을 내걸지만 계약 체결·관리 비용 등 사업비와 보장 보험료 등을 공제한다.

저축성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납입금) 전액이 적립되지 않고, 보장 보험료와 사업비를 공제한 잔액이 적립되는 구조다. 만약 중도해지할 경우 원금 보장은 어려우며, 만기 시 실제 환급되는 금액도 납입보험료를 적용금리로 계산한 금액보다 적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5세 남성이 5년 만기·연복리 4.5% 저축보험에 5천만원으로 가입하면 5년 후 돌려받는 돈은 6천74만원이다. 실질 금리가 연 3.97% 수준이다. 이자 소득세 공제 전 기준으로 가입액 전부 연복리 4.5%를 적용할 경우와 비교하면 약 157만원 차이가 난다.

저축성보험 상품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접수되는 불완전판매 민원도 늘고 있다. 저축성 보험에 가입한 A씨는 "연 복리 4%로 최저 보증하고 사망 시 보험금도 나오는 상품으로 알았다가, 만기 후 해지 때 실지급액이 연 4%에도 못 미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돈을 묻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경우 장기적으로 돈을 묻어둔다면 적합할 것"이라며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할 경우 은행의 예·적금 상품보다 이율이 높고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추가로 보험료를 납입할 경우 기본보험료에 비해 낮은 사업비가 부과된다"면서 "저축하는 적립금이 많을수록 만기 시 환급금도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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