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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공모주 대어 상장 철회…IPO 시장, 온기 언제쯤?


"IPO 시장 분위기 반전 위해선 거시경제 뚜렷한 개선 필요"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SK쉴더스도 최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각종 대내외 악재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탓이다.

냉각된 IPO 시장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증권사들의 주관 실적도 축소될 것이란 우려다. 결국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작년과 같은 IPO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SK쉴더스는 지난 6일 IPO 철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사진은 SK쉴더스.[사진=SK쉴더스]
SK쉴더스는 지난 6일 IPO 철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사진은 SK쉴더스.[사진=SK쉴더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그룹 보안전문회사 SK쉴더스는 금융감독원에 IPO 철회 신고서를 지난 6일 제출했다. SK쉴더스는 지난 3~4일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K쉴더스가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격(3만1천원~3만8천원)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결국 철회로 가닥을 잡았다. SK쉴더스 측은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 재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IPO 시장 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 1월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주식시장 조정에 따라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약물 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보로노이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했다고 철회 사유를 밝혔다. 최근 상장 재도전에 나선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대명에너지도 이미 한 차례 상장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매크로 불안으로 공모 기업의 적정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작년에는 쉽게 인정받던 밸류에이션이 올해는 통용되지 않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올해 공모 규모도 크게 줄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공모금액은 13조4천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12조8천억원에 달하는 공모자금 모집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1분기 공모금액은 6천억원에 불과하다. 1분기 상장한 28개사의 공모금액도 코람코더원리츠(975억원)와 나래나노텍(543억원)을 제외하면 전부 500억원 미만이다.

유경하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를 보면 뚜렷한 거시경제 개선이 없는 한 공모 시장은 작년과 같은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밸류에이션을 낮추든, 비상장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분위기가 바뀔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장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크래프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1월 초 3조6천억원에서 지난달 19일 기준 2조4천억원으로 햐항 조정됐다"며 "작년에 이미 전망치를 하회한 상황에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이 신규 상장 기업에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공모금액은 13조4천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사진=정소희 기자]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공모금액은 13조4천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사진=정소희 기자]

거래대금 감소뿐만 아니라 공모주 시장마저 침체되면서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내외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위축된 투자심리가 이어질 경우 수익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증시 침체로) 상장 일정이 밀리다보면 작년보다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결국 발행사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산정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밀린 일정에 맞추는 게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일반적으로 주관사 계약에 따라 상장이 최종적으로 이뤄졌을 때만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증시 입성을 위해 자문 등 여러 서비스를 진행해도 상장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수수료 수익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주관 계약마다 다르겠지만, 해당 기업이 상장을 철회한 이후 다시 추진할 때 일반적으로 처음 주관사가 그대로 맡아서 상장 일정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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