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60)씨가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기껏해야 손바닥에 王자나 새기고 대선 토론에 나서는 게 윤석열의 철학인가. 같잖다"고 비판했다.
황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당선인이 같은 날 해당 사안과 관련, "여론조사를 해서 따르기보다는 정부를 담당할 사람의 자기 철학에 따른 결단도 중요하다"고 발언한 내용을 인용한 뒤 이 같이 지적했다.
황씨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하지 말라고 하면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하면 안 된다"라며 "윤석열은 제왕적 대통령의 잔재를 없애겠다면서 제왕적 고집을 부리고 있다. 말과 행동이 모순된다는 것을 윤석열은 모르겠는가. 정말 모르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철학? 나는 윤석열에게서 그 어떤 철학적 사유를 관찰한 바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선 "윤 당선자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건축가들도 늘 이렇게 말하고 저도 이 말에 동의를 한다"며 "청와대가 조선 왕가의 경복궁 뒤 숲 속에 숨어 있어 비밀 궁전 같다. 그래서 청와대가 제왕적 대통령의 한 상징처럼 거론된다"고 적었다.
이어 "국방부 건물에 들어간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공간은 어떠냐. 국방부를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인 합참 건물로 옮긴다더라. 그러면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 국방부가 있게 된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전쟁기념관"이라며 "새 대통령 집무실 공간이 우리에게 강제하는 의식은 이런 것이다. '군복 입은 대통령' '곧 전쟁이 터질 나라'"라고 말했다.
황씨는 "윤 당선자는 어떻게 하든 간에 청와대에서 나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들어갈 공간이 어떤 의식을 강제할지 전혀 생각을 못 해보았을 거다. 어찌 그리 생각이 단순하냐"며 "옆에서 누가 한마디 한다고 그것만 주워듣고 세상을 단정적으로 해석하지 마시라"고 했다.
이어 "그런 태도가 '제왕적'이라는 고집불통의 행동을 불러온다"면서 "자기가 제왕적 행동을 하면서 '제왕적'을 없애겠다고 그러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날을 세웠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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