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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vs 친원전 vs 감원전까지…정책은 없고 논란만 있다


뒤섞여 버린 진흥과 규제, 에너지 개념부터 바로잡아야

신고리원전.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신고리원전.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장 첨예한 이슈로 원전 정책이 꼽힌다. 문재인정부 출범부터 탈원전과 친원전을 두고 갈등이 커져왔다. 대선 정국에서 원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시 한 번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최근 탈원전과 친원전의 틈바구니 속에서 ‘감원전’이란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기존 원전과 건설 중인 원전은 가동하고 건설하면서 신규로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두고 ‘감원전’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비판하면서 원전 개발을 강조하는 ‘친원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원전 쪽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원전의 낮은 에너지원 단가로 봤을 때 원전 발전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우리나라 원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탈원전 등 시민단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탈핵 움직임이 일고 있고 안전성과 좁은 우리나라 사정, 인구밀도 등으로 판단했을 때 원전은 위험천만한 발전소라고 지적한다. 원전이 현재 에너지원 중에서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인데 재생에너지 단가가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도 원전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무엇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후위기 앞에서 폭염, 폭풍, 폭우, 지진 등 이상기후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처럼 원전이 파괴됐을 때 우리나라에서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탈원전, 친원전, 감원전 등 키워드를 통한 논란과 이슈 속에 일관된 정책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슈와 논란만 난무하고 합의를 이끌거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서로 삿대질만 하다 끝나버린다는 거다.

에너지 관련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를 두고 “그동안 에너지는 경제발전 등을 위한 진흥 개념이 강했다”며 “최근 기후위기 앞에서 이제 에너지는 진흥이 아니라 규제 개념으로 전 세계적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두고 진흥도 아니고, 규제도 아닌 틈바구니 속에 있다 보니 갈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경제개발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진흥 측면에서만 본다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화석연료를 태우고 원전을 곳곳에 지어 에너지를 맘껏 사용하면 된다는 논리가 통한다. 그동안 인류가 해왔던 방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기존의 방식에 제동이 걸렸다. 유엔을 비롯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에서는 “지금과 같이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인류는 큰 위기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21세기가 끝나기 전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지구적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지구 평균온도는 현재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2도 상승했다. 에너지를 진흥이 아닌 규제개념으로 인식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는 배경이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2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도쿄전력의 실시 계획 변경인가안 제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2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도쿄전력의 실시 계획 변경인가안 제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발과 진흥을 위해 무분별한 에너지원을 마구잡이로 사용했다가는 인류 전체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불고 있다.

이런 위기감은 2015년 12월 각국의 정상들을 프랑스 파리로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만들어졌다. 이 협약을 통해 전 세계 190여개 나라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2050년에는 이른바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유엔은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각국이 약속한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계획서를 점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2030년까지 40% 감축(2018년 대비), 2050년 탄소 중립 달성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약속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정부 조직 개편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중 관심을 끄는 부분이 에너지 분야이다. 에너지 분야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진흥부처이다. 진흥 부처에 에너지 파트를 맡긴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는 게 대체적 평가이다.

산업부 내에서도 내심 말도 많고, 논란도 많고, 갈등도 많고, 일만 하고 인정도 받지 못하는 에너지 업무에서 손을 떼고 싶어 하는 분위기이다. 진흥에서 규제 개념으로 에너지를 다뤄야 한다면 규제 부처로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게 당연해 보인다.

에너지가 진흥이 아닌 규제부처로 자리 잡으면 친원전과 탈원전, 감원전 등 논란과 이슈만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일관된 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에서 시작된 원전 이슈와 논란은 내년 대통령 선거이후 정부 조직개편을 거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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