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거듭하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의 가격 상승이 계속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콜라·사이다 등 음료와 함께 과자나 치킨까지 최근 가격이 연이어 인상됐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까지 치솟았다. 전월 동월 대비 3.7% 올랐는데, 2019년 11월(104.87)과 비교하면 4.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2%대에 머물다 10월부터 3%대로 올랐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2012년 이후 9년 만에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가공식품 가격이 심상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올 10월 가격이 오르지 않은 건 어묵, 간장, 커피믹스, 치즈뿐이다. 4개 품목을 제외하곤 가격이 모조리 올랐다.
식용유 가격(100mL)과 냉동만두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2%(452원→498원), 9.8%(849원→932원) 상승했다. 컵라면 100g당 가격도 같은 기간 905원에서 1천5원으로 11.0% 뛰었다.
업체별로 보면 먼저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주요 음료 가격을 지난 17일부터 평균 6.8% 인상했다. 사측은 물류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번 가격 인상 요인으로 들었다.
한국코카콜라도 내년부터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코카콜라를 비롯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7% 인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250mL 제품 가격은 1천500원에서 1천600원으로 오른다.
이온 음료 가격도 인상된다.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부터 포카리스웨트 제품 가격을 평균 4.7% 올리기로 했다. 데미소다는 평균 7.1%, 데자와는 평균 8.5% 가격을 각각 인상한다.
과자 가격도 오른다. 내년부터 농심켈로그가 수입해 판매하는 '프링글스' 소형 제품은 1천700원에서 1천800원으로 100원(5.9%), 대형은 3천500원에서 3천700원으로 200원(5.7%) 오른다. 평균 인상 폭은 5.8%다.
독일 젤리 제품인 '하리보'은 이미 국내에서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골드바렌' 등의 제품이 1천500원에서 1천800원으로 12월 1일부로 20% 올랐다. 이 밖에 치킨(bhc, 교촌)이나 햄버거(롯데리아, 맥도날드, 노브랜드) 가격도 최근 인상됐다.
이처럼 가공식품 가격이 연이어 오르는 건 올해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이어진 국제 곡물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전반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부터는 최저임금도 인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 요인이 쌓인 식품업체들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다음 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 것은 지난 2014년 전망치인 2.3% 이후 8년 만이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중심으로 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거시 경제 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소비 부양책 위주여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급이 불안한 원재료 값이 고공행진을 벌이며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연초를 기점으로 가격 도미노 현상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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