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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빅체인지] ④ 생활혁명 선봉장 전자업계…패러다임 전환 기폭제


전자업계, 미래 먹거리 발굴 '박차'…전장·AI·로봇 등 신사업 확대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힘차게 떠올랐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수는 진행형이고 강대국 간 사활을 건 패권 전쟁도 심화할 핵심 변수다. 올해 3월 예정된 20대 대통령 선거도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잡을 수 있는 혜안(慧眼)이 절실하다. 한국 경제의 주춧돌인 기업들이 서둘러 '빅체인지'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 아이뉴스24에서는 신년을 맞아 한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빅체인지'에 나설지에 대한 전망과 주요 업종별 전략을 분석해 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민혜정,서민지 기자] 코로나19 속 가전 수요 증가에 힘입어 뜻밖의 '호황'을 누리던 전자업계는 최근 펜트업(pent up·억눌린) 효과 감소와 물류비·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를 맞이했다. 이에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우는 것은 물론 전장,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미래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업계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자업계가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는 전장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영상, 음악 등을 즐기는 플랫폼이 된 만큼 시장 선점에 발 빠르게 나서는 분위기다. 전장 사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 AR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속도,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AR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속도,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회사 하만 인수 후 전장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콕핏'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로 삼성전자의 ICT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이 집약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 사바리도 인수했다. 사바리는 자동차와 사물을 연결하는 통신 기술인 V2X 개발업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인포테인먼트, 램프, 파워트레인에 이르는 '삼각 편대'를 완성했다. 지난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고, 7월 캐나다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인수한 바 있다.

전자업계는 AI 전담조직을 만들어 AI 연구·개발(R&D),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LG AI 연구원은 최근 원어민 수준의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엑사원은 말뭉치 6천억 개 및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돼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 2억5천만 장 이상을 학습했다. LG AI 연구원은 엑사원을 사용할 수 있는 통로인 오픈 핵심기반기술(API)을 LG 계열사들에게 공개해 전자, 화학, 통신 등 LG 사업 전반에 초거대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도 2017년 출범한 삼성리서치 산하에 AI 총괄센터를 설립하며 AI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7개 AI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AI 센터가 개발을 주도하는 AI 플랫폼 '빅스비'는 현재 3억 개 이상의 삼성 기기에서 활용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출자한 자본금을 기반으로 지난해 8월 설립한 가우스랩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 역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로봇 사업에 적극 뛰어들며 미래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로봇 시장이 지난 2017년 245억 달러(약 28조9천500억원)에서 2020년 444억 달러(약 52조4천600억원)까지 성장했고, 2025년에는 1천772억 달러(약 209조3천6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사장)이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사장)이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김현석 전 삼성전자 CE(가전) 부문장 직속으로 로봇 TF를 신설했는데, 상설 조직으로 바꾸면서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LG전자는 일찍이 로봇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2020년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세우는 등 차세대 로봇 기술 개발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2020년 말에는 로봇사업센터를 BS사업본부로 이관했다. BS사업본부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로봇 사업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에서다.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17년 SG로보틱스, 2018년 로보스타를 잇따라 사들였다. 캐나다 라이다 플랫폼 업체 레다테크와 미국 AI센서 기업 에이아이, 국내 모빌리티 기업 코드24, 미국 로봇개발 기업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도 투자한 상태다.

가전 사업에서는 차별화 경쟁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전통적인 가전으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힘든 만큼 차별점을 내세운 '신가전'으로 '집콕족'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LG전자의 신개념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스탠바이미'를 꼽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가전제품을 비롯한 장치를 제어하는 '스마트홈'의 활용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홈 솔루션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서비스를 강화하며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스마트홈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넥스트 플랫폼으로 자동차를 노리고 있다"면서 "급성장이 기대되는 AI, 로봇 등도 전자, IT 업체들이 앞다퉈 확대하고 있는 분야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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