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플랫폼 고용의 시대…다양한 목소리 잡아내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서울에서 택시가 안 잡힌다.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심야시간대 택시 호출은 늘었는데 정작 이 시간에 운행하는 택시가 가장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개인택시 기사들은 심야시간 운행을 꺼리고, 코로나19를 거치는 과정에서 법인택시 기사 수는 크게 줄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던 1년 반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심야시간대 손님이 증발되다시피 하면서, 사납금을 채우기 힘들어진 법인택시 기사 상당수가 이탈한 것이다.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배달기사(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로 탈바꿈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최근 고용노동부는 2021년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종사자가 총 66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3배 늘었다. 조사 대상이 15~69세로 지난해 15~64세보다 넓어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배달기사(라이더)·대리운전 기사·택배기사·퀵서비스 기사 등 배달·배송·운전업무를 맡은 종사자의 비중이 높으며, 특히 플랫폼 종사로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거나 주당 20시간 플랫폼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주업 근무)의 경우 전체의 82.3%가 배달·배송·운전업무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확대되며 플랫폼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관련 업무를 할 인력도 많이 필요해졌다. 이 중 상당수는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데다가, 특수고용노동직에 속하기 때문에 계약 형태도 자유로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쉽게 유입될 수 있다. 그렇게 숱한 사람들이 플랫폼 종사자가 됐다.

정작 플랫폼 종사자의 월 소득은 줄었다. 특히 주업으로 플랫폼 업무를 하는 종사자들의 월 평균 소득은 192만3천원으로 최저임금보다 약간 많은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238만4천만원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또 이들의 근무시간은 월 평균 21.9일, 일 평균 8.9시간이다. 통상적인 노동자들의 근무시간보다 평균적으로 길게 근무하면서도 손에 쥔 돈은 최저임금을 약간 넘는 수준인 셈이다.

앞으로의 추세를 보면 플랫폼 종사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평균 소득에 큰 변화가 없다면 결국 '플랫폼 일자리'는 질 좋은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플랫폼과의 불평등한 계약 관계로 인해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비용·손해에 대해 일방적인 책임을 지는 등 부당한 일을 당한 사례도 수두룩하다. 정부가 고용·산재보험 등의 카드를 꺼내들며 플랫폼 종사자를 사회안전망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이해가 가는 이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잡음이 작지 않다. 이를테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득 공개를 꺼려하는 라이더들이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배달대행업체들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플랫폼 종사자법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자로 추정하고 이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입증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이 역시 플랫폼 업체들은 물론 플랫폼 종사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문제다. 플랫폼 종사자 특유의 '유연함'을 장점으로 보는 시각도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플랫폼 종사자들이 더욱 늘어나면 이 같은 이해관계는 점점 다양해질 것이다. 심지어 종사자들 간 이해관계도 서로 다른 경우가 수두룩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이해관계자들도 많아진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논의를 통해 플랫폼 종사자들에 대한 다채로운 이해관계를 청취할 필요가 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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