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1억7천만건 얼굴 데이터 민간에 넘겨…"개인정보위 역할 기대"

[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정부가 공항 내 보안·출입국심사 자동화를 위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내·외국인 얼굴 사진 등 1억7천만여 건의 데이터를 민간 업체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위법행위'라면서, 관련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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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9일 "정부가 개인의 동의 없이 얼굴 사진과 출입국 심사 정보를 민간기업에 제공한 것은 '유례없는 인권침해'"라면서, "개인정보보호법과 국제 인권규범을 위반한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구축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정보의 목적 외 처리를 금지한 개인정보법을 위반했으며, 민감정보인 생체 인식 정보의 처리에 요구되는 법적 요건도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주무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관련 사업에서 개인정보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한편, 정부는 일단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장관은 "출입국 관리라는 본래 목적과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과기정통부는 "법적 근거에 따른 사업이며, 개인정보 유출이 불가능하도록 기술적 보안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얼굴 인식 시스템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정부나 경찰, 기업 등에서 불법 사찰, 수사, 개인신상 추적 등에 악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한다면 유례없는 규모의 집단감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때문에 최근 관련 기술 활용에 적극적이었던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10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얼굴 스캔 데이터를 삭제하고, '얼굴 인식 태그' 기능을 폐지하기로 했다. 최근 규제당국의 압박이 커진 데다 전 직원의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이미지 쇄신을 위한 해결책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아마존,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들은 이미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판매를 보류하거나 중단했다.

더욱이 유럽연합은 생체정보를 활용한 실시간 원격 감시 시스템에 대한 규제방안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발의한 유럽연합의 인공지능법안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공간에서 법 집행 목적의 실시간 원격 생체인식 시스템을 '고위험' 인공지능으로 규정하고,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방안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개인정보위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월, 개인정보위는 생체정보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과 처리 조치 등을 구체화한 '생체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시 윤종인 위원장은 "생체정보는 유출 시 비가역성으로 인해 변경이 가능한 비밀번호 등과 달리 피해 복구가 어려워 그 보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면서 생체정보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개인정보위는 기술 환경 변화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지속 수정해 나가고, 필요 시 생체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법 제·개정 검토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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