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권 '발언의 자유' 억압과 '내로남불'


"후보의 입에 여과장치라도 달아주고 싶은 심정"(원희룡 국민의힘 대선주자 캠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말이 구설에 올랐다. 3일 웹툰작가들과 만난 이 후보가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작품 앞에서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고 말한 것을 두고서다. 이 발언에 현장 관계자는 "성인물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국민의당에서도 논평을 내고 "후보자의 저급한 성 감수성은 후보자 토론회 바지 이야기 이전부터 증명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같은 날 오전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첫 회의를 주재하며 부동산 대개혁, 재난지원금 확대 등과 함께 '가짜뉴스'나 국회의원 '발언의 자유'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특히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대해 "발언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취지의 면책특권이 범죄특권이 되고 있다"며 이를 일부 제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선주자들의 '발언의 자유'는 얼마나 책임감 있게 이뤄지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들의 발언 역시 논란에서 자유로울 날이 없다. 대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제1야당의 후보 선출까지 임박하면서 대선주자간 비방도 거세지고 있는데, 상대를 향한 비방의 화살은 대개 '말'을 향한다. 실언→비방→해명의 악순환은 재탕의 연속이다. 여야 핵심 주자인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각각 "아무말 대잔치", "망언 제조기"라는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을 했다 여야를 막론한 거센 비판에 결국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SNS에 '개 사과' 사진을 올리며 셀프디스의 정점을 찍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밖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구 민란', '메이저 언론' 등의 발언으로 '1일 1망언'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국민의힘 후보 선출이 임박하자 경쟁주자 홍준표 의원과는 서로 '망언 리스트'를 들고 공격할 정도다.

이 후보는 '오피스 누나' 논란에 앞서 '음식점 총량제' 필요성을 언급하며 "자살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도 자유가 아니다"라고 했다 비판에 직면하자, "강제로 허가를 안해주자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선 후보 시절에도 '바지', '백제', '미군 점령군' 등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우리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언론중재법' 처리를 밀어부치려는 움직임이 여전하다.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면책특권을 보장하고 있다. 물론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영향력이 큰 언론과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논제들이 긴 시간을 거치도록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이를 억압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역효과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다른 이의 발언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들 때는 스스로 입조심부터 하고 볼 일이다. 한쪽만 자유로우면 이것도 '내로남불' 아닌가.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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