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최고 효율 경신


UNIST 석상일 교수팀, 박막 구성층 물리화학 결함 없이 연결하는 중간층 생성법 발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서로 다른 박막 소재를 겹쳐 쌓을 때 소재가 맞닿는 계면에서의 결함을 원자 단위까지 없앨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박막 적층 소재의 내구성과 전자이동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세계 최고 효율 기록도 다시 썼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석상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은 20일(현지시각) '이종(異種) 소재를 무결점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박막 태양전지의 전력 생산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인 새로운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紙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기술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해 25.8%의 전력 생산 효율을 갖는 전지를 개발했다. 이는 석상일 교수팀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고 효율을 스스로 경신한 결과다.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에서 인증 받은 공인 기록도 25.5%로 가장 높다.

광활성층(페로브스카이트)과 전자전달층을 무결점으로 잇는 중간층 형성. (a) 계층화된 전자(electron) 전달층, 새로운 중간층, 페로브스카이트층, 정공(hole) 전달층의 그림. (b) 중간층 형성의 이론적 시뮬레이션. [사진 및 설명=UNIST]

박막 태양전지는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막이 샌드위치처럼 쌓여있는 구조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도 박막 태양전지의 한 종류다. 전하입자(전자, 정공)를 만드는 광활성층 물질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쓴다.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얇고 가볍고, 유연하며, 용액 공정으로 값싸게 만들 수 있다.

박막 태양전지는 크게 전자수송층, 광활성층, 정공수송층 등으로 구성되는데 각 층을 구성하는 소재들은 모두 다르다. 결함은 이들 구성층이 맞닿는 계면에서 주로 발생한다. 석 교수팀은 박막 태양전지 계면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간층의 생성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실제로 구현해 낸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지 내에 생성된 이 중간층은 박막형태 이종소재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해 결함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결함은 내구성뿐만 아니라 전자의 흐름을 방해해 효율도 떨어뜨린다. 특히 구성 원소도 다르고 원자가 배열된 모양 자체가 다른 이종 소재가 맞닿는 지점(계면)에서는 배열이 찌그러져 원자가 빠지는 등의 결함이 쉽게 생긴다. 약한 물리적 결합으로만 연결되기 때문이다.

페로브스카이트와 정공전달층 사이의 결함을 줄이는 기술은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됐다. 연구팀은 전자전달층과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사이의 결함을 줄이기 위해 이 중간층 물질을 생성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X-선 빔라인 등을 활용해 실험한 결과 이 물질은 전자전달층과 광활성층을 원자 수준에서 결함 없이(atomically coherent) 연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전자이동이 원활해져 광전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중간층은 전자전달층의 주석 성분 덕분에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전자전달층으로 주로 활용되는 산화티타늄(TiO2) 대신 산화주석(SnO2)을 사용했다. 주석(Sn)은 2가 양이온 (Sn2+)인 동시에 4가 양이온(Sn4+)이 될 수 있다. 또 전자전달층의 산소 이온뿐만 아니라 페로브스카이트의 염소 이온과도 결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바로 이 두 가지 원리에서 착안해 전자전달층과 페로브스카이트를 원자단위에서 결정구조학적으로 연결하는 중간층을 얻을 수 있었다.

무결점 연결층 형성으로 제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특성. (a) 새로운 중간층을 사용한 세계 최고 효율을 보이는 J(전류밀도)-V(전압) 커브. (b) 장기간 태양광에 노출시켰을 경우 효율 변화도. [사진 및 설명=UNIST]

석상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과 전자전달층 소재와 구조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효율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세계 최고의 인증 효율을 달성한 것은 물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접근법은 후속 연구자들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석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마의 효율이라 불렸던 20%를 처음 넘긴 것은 물론, 세계 최고의 공인 효율을 스스로 다섯 차례나 경신한 선도적인 연구자다. 지난 9월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탄생과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22 랭크 광전자공학상(Rank Prize in Optoelectronics)에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와 별 차이가 없어지는 수준까지 도달하면서 상용화 가능시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명(장기안정성), 환경성(페로브스카이트에는 납이 포함돼 있다) 등의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석상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사진=UNIST]

이에 대해 석상일 교수는 "장기안정성과 환경 규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2~3년 내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석 교수는 "상용화를 위해서는 산업적 차원에서의 검증을 거쳐야 하고 5년이든 10년이든 소비자에게 품질보증기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것들이 2~3년 안에 해결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석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실 창업기업인 프론티어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고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제조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신태주 교수, 포항가속기연구소 김민규 박사, UNIST 민한울 연구원, 이도윤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 국방과학기술연구소(ADD) 미래도전 국방기술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Perovskite solar cells with atomically coherent interlayers on SnO2 electrodes

◇저자 : 민한울 연구원(제1저자, UNIST), 이도윤 연구원(공동 제1저자, UNIST), 석상일 교수(교신저자, UNIST), 신태주 교수 (공동 교신저자, UNIST), 김민규 박사 (공동 교신저자, 포항가속기연구소),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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