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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韓 개발 ‘에이즈 치료제’, 1조원 시장 중국에서 판매한다


화학연-카이노스메드, 중국에서 임상시험 끝내고 조만간 판매될 듯

에이즈 바이러스가 면역세포에 침투하고 있다. [사진=화학연]
에이즈 바이러스가 면역세포에 침투하고 있다. [사진=화학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화학연구원과 카이노스메드가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가 중국에서 판매를 알두고 있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고 주사제가 아닌 하루에 한 번 알약을 먹는 방식이다. 다른 에이즈 치료 약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에이즈 치료는 이른바 ‘칵테일 요법’으로 치료하는 게 보편적 방법이다.

중국의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브라질과 인도 등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에서 임상 1~3상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에서 발굴된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신약 개발 기업 기술이전을 통해 올해 6월 중국에서 신약으로 시판이 허가됐다. 화학연에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상용화되는 신약으로 중국에서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연구팀이 역전사 효소 기능을 막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사진=화학연]
우리나라 연구팀이 역전사 효소 기능을 막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사진=화학연]

화학연 손종찬·이일영 박사팀은 1995년부터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시작했다. 2006년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Gilead Science)와 공동연구 후 2008년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후보물질에 대해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국내 임상 1상을 마쳤고 화학연은 2012년 카이노스메드에 기술이전해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이전 기업 카이노스메드는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높은 중국 내 상용화를 위해 2014년 중국 제약사 장수아이디(Jiangsu Aidi Pharmaceutical)에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을 이전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 임상 1~3상(2017~2020년)을 거쳐 올해 6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화학연이 개발한 후보물질은 비핵산 계열의 역전사효소 저해제(NNRTI, non-nucleoside reverse transcriptase inhibitor)다. 역전사효소는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가진 특정효소로 바이러스의 RNA 유전정보를 바이러스의 DNA 유전정보로 전환시켜 HIV 증식에 핵심 역할을 한다.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Inhibitor)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이 치료제는 중국 임상시험 결과 신경 정신 계통의 부작용이 적고 유전적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우수하고 하루에 한 번 경구투여할 수 있으며 다른 약들과 병용(Combination Therapy)이 가능하다.

에이즈 치료제는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서 두 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섞어 사용하는 방식이 추천되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은 3천만명 이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신규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 기준 170만명 발생했다. 신규 환자는 감소 추세인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신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8년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가 누적 125만 명으로 집계, 매년 약 8만 명씩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 증가율로 추정되며 중국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동안 면역 약화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았다. 치료제가 개발된 후에는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면 생존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치료제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길리어드사 점유율이 높으며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세계 시장은 현재 16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치료제는 앞으로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판매권을 연구원이 기술 이전한 국내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보유하고 있어 해외 신흥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손종찬 전 화학연 박사가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사진=화학연]
손종찬 전 화학연 박사가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사진=화학연]

화학연 연구책임자인 손종찬 박사(1987~2013 재직)는 “화학연에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승인된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며 “이번 치료제를 통해 중국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화학연에서 발굴된 많은 후보물질이 계속해서 신약으로 개발돼 인류 건강 수명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손종찬 박사는 오랫동안 에이즈(AIDS) 치료제 개발에 전념해 왔다. 신약개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기 힘든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연구-개발과정에 난항이 거듭되자 “AIDS 치료제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당초 목표를 유보하고 논문이라도 남기기 위해 벨기에 ‘레가연구소’에 그동안 연구해온 화합물에 대한 테스트를 의뢰했다.

테스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결과에 고무된 ‘레가연구소’의 주선으로 타미플루 개발의 주역인 길리어드사의 김정은 박사(2008 당시 길리어드 부사장)와 연결돼 공동 작업 끝에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대형 기술이전계약도 체결하게 됐다. 외골수로 AIDS치료제 연구에만 몰두해온 손 박사는 “과학자는 한번 목표를 정하면 끝장을 보는 소신과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韓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중국에서 판매(https://youtu.be/AUGXgzFHEA4)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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