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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온도 따라 자동으로 여닫히는 창호·외벽 나온다


국내 연구팀, 선인장 기공 본 따 관련 제품 내놓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선인장은 뜨거운 낮에는 기공을 닫는다. 온도가 내려가는 밤에는 기공을 연다. 온도 차이에 따라 열고 닫힘을 반복한다. 온도 변화를 스스로 파악해 자동 반응한다.

건물 창호나 외벽이 인위적 장치 없이 자동으로 닫힘과 열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내 연구팀이 기공을 여닫으며 가혹한 사막에서 살아남는 선인장을 본 따 기온에 따라 창호나 외벽 등이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움직이는 건물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기공(氣孔)이란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있는 구멍이다. 빛과 습도에 따라 여닫으며 식물의 숨쉬기와 증산작용이 이뤄진다.

국내 연구팀이 온도변화에 따라 닫히고 열리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건물외피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사진=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팀이 온도변화에 따라 닫히고 열리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건물외피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소음과 진동이 따르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이용하는 전자기 모터 같은 기계시스템은 이미 개발됐다. 이번에 나온 것은 온도에 따라 형태가 복원되는 형상기억소재(물질 구조가 화학작용, 온도, 광반응 등에 의해 변화하는 것을 감지하는 소재)를 이용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황 아주대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 소재의 4D 프린팅을 통해 기온변화를 파악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건축 외피(차양) 모듈을 개발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특징적 소재를 활용한 4D 프린팅 디자인으로 실내 냉방부하를 줄일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연구팀은 도로차폐벽이나 태양광 패널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D 프린팅은 3D 프린팅에 시간 차원을 추가한 개념으로 시간에 따라 변형이 가능한 소재를 프린팅하는 기술을 말한다.

건물의 냉난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비산업부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외장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선인장류의 기공 개폐 방식에 착안했다.

개발된 합성 모듈이 고온에서는 부드럽게 펼쳐져 열과 햇빛을 차단한다. 쾌적 온도에서는 자동으로 다시 열려 바람과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자동으로 닫힘과 열림이 반복되면서 실내 환경을 조절하도록 했다.

기존에도 기온에 따라 형상이 변하는 스마트 소재를 이용한 시도가 있었다.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변형회복력이 낮았다.

연구팀은 변형력(최대 6% 이내)은 낮은데 복원력이 높은 니켈-티타늄 합금 와이어와 복원력은 낮은데 변형이 자유로운(최대 800%) 형상기억 고분자를 조합했다. 변형력과 복원력을 동시에 높인 셈이다.

조합한 소재로 변형률이 20% 수준으로 높아졌고 외부 힘없이 스스로 회복과 변형을 반복하는 합성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4D 프린팅을 이용한 외장재료 변화를 제안, 제작의 복잡성을 크게 낮췄다. 다양한 형태의 움직이는 외장 모듈을 값싼 비용으로 제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황 아주대 교수는 “4D 프린팅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나 소재가 아직은 한정적”이라며 “건축 현장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하드웨어, 소재 개발 등을 위한 융합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Prototyping of 4D-printed self-shaping building skin in architecture: Design, fabrication, and investigation of a two-way shape memory composite (TWSMC) façade panel)는 건축·건설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Building Engineering’ 8월 8일 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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