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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게임이 쏟아진다] ⑬SOE의 '에버퀘스트2'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온라인 게임 시장을 두고 예측 불허의 대격전이 벌어진다. 리니지 등이 장악했던 시장에 개발비만 수십 억 원 이상이 들어간 대작이 곧 줄줄이 도전장을 던지는 것. 그들이 제공하는 게임 내용만큼이나 이용자를 뺏기 위한 게임간 격돌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정통 역할수행 게임(RPG)에 PC 및 콘솔 게임이나 1인칭 슈팅(FPS) 게임 방식을 적용하는 등 격전의 방식도 예년과 달리 현란하다.

아이뉴스24는 2005년 벽두부터 '온라인 게임 춘추전국시대'에 출전할 주요 게임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지난 99년 미국과 유럽의 온라인 게임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던 '에버퀘스트'의 후속작이 국내에서 오는 3월경부터 선을 보일 예정이다.

당시 '에버퀘스트'는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됐지만, 일부 마니아 이용자들 외에는 크게 흥미를 끌지 못했었다. 현지화 작업의 미비로 국내 이용자들의 취향과 거리가 있었고, 게임의 운영 및 서비스도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년 현재 상황은 당시와 크게 다르다. 해외 업체들도 단순히 게임의 재미만 가지고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 강국 한국에서 성공하는 한편, 여타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게임의 한국화 작업과 철저한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에버퀘스트2'를 개발한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는 아시아 지역 서비스를 맡게 된 감마니아와 함께 합작법인 SOGA를 설립, 아시아 지역의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에버퀘스트2 이스트'를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그만큼 현지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SOGA는 SOE의 기술력과 게임 배급에 대한 감마니아의 노하우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 등 각국의 개발자들이 동원돼 '에버퀘스트2'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동양인의 취향에 맞게 게임을 손보는 작업에도 열중하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는 만큼, '에버퀘스트2'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에버퀘스트2'는 전작의 캐릭터와 몬스터 등 기본적인 설정은 이어받았지만, 배경 이야기는 500년 전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된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판타지 세계에서 이용자들의 흥미로운 모험은 시작된다.

'에버퀘스트2'는 'WOW'에 버금가는 게임 내 세계관과 그래픽, 퀘스트(배경 이야기를 따라 진행되는 임무) 등을 가지고 있다는 점 외에 다양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16종의 종족과 24종에 이르는 직업을 결합해 자기만의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 처음 4개의 기본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해 나가며 선의 길로 갈지, 악의 길로 갈지에 따라 최종적인 직업을 선택해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게 된다.

'에버퀘스트2'에 등장하는 보조캐릭터(NPC)들은 독특한 설정으로 게임의 재미를 더해준다. 수많은 NPC들은 자기들만의 개성과 성격, 그리고 말투를 가지고 있다. 약 140만 단어에 이르는 대화가 총 130시간 분량의 음성 녹음으로 담겨있다.

각각의 NPC들은 이용자의 적이 될 수도 있다. 플레이어를 싫어하는 NPC도 있고, 좋아하는 NPC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NPC는 이용자에게 호의를 표시하고 물건을 싸게 팔지도 모르지만, 어떤 NPC는 이용자를 싫어하기 때문에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몬스터들에 대한 설정도 이와 유사하다. '에버퀘스트2'에서는 캐릭터보다 수백 배가 큰 자이언트나 용과 같은 몬스터를 때려잡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동맹을 이루어 전투 시에 활용할 수도 있도록 설정돼 있다.

또 이 게임에서 이용자는 1만여 종에 이르는 무기와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다. 일정 이상 경험치를 획득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직접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다른 이용자에게 팔 수도 있다.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어, 게임의 흥미가 더욱 높아진다.

각각의 이용자가 게임 내에 있는 건축물과 영토, 저택 등을 소유해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는 점도 '에버퀘스트2'만의 특징이다. 이러한 공간에서는 친구를 초대해 파티를 여는 등 사회적인 활동도 펼칠 수 있다.

또 개개인의 공간을 가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용자는 각각의 지역에 위치한 브로커들을 통해 구입하고자 하는 물건을 검색할 수 있으며,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는 장소로 직접 이동해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에버퀘스트2'에서 존재하는 이용자들의 공간은 서로의 유대를 넓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밖에 '에버퀘스트2'에서는 독특한 시각 효과를 가진 마법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들을 조합해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혼자서 게임을 즐길 때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마법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그룹 플레이를 할 때는 다른 이용자의 마법과 조합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재미 요소를 갖추고 있는 '에버퀘스트2'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기대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벌써부터 이미 상용화에 들어간 북미의 게임 서버에 접속해 '에버퀘스트2'를 체험해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향후 서버 운영 등 게임 서비스와 유료화를 얼마나 원활히 진행하느냐 하는 점이 국내에서 '에버퀘스트2'가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관건이다. 훌륭한 재미요소를 갖추고 철저히 한국화 했던 외산 게임 'WOW'가 서비스 및 유료화에 대한 미숙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면 그렇다.

'안티 WOW 운동'은 외산 게임에 대한 배척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새로운 외산 게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에버퀘스트2'에게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는 것. 어떤 방면으로든 '에버퀘스트2'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 편의 최대한 신경쓸 것"...장재우 PM

게임이 아무리 우수해도 이용자들이 외면한다면 결코 잘 만든 것이라 할 수 없다. 국내 이용자의 성향에 대해 많은 연구와 분석을 거친 만큼, 최적의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다.

" 감마니아코리아에서 '에버퀘스트2'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장재우 프로젝트 매니저(PM)는 게임 내 편의 요소와 향후 실시하게 될 최적의 서비스에 대해 강조한다. 외산 게임을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시키는데 있어 체감하게 되는 부담감을 각종 편의 시스템으로 해소한다는 계획인 것.

감마니아는 대만에서 '리니지', 국내에서 '거상'을 비롯해 여러 우수 온라인 게임을 배급하고 있는 유수의 퍼블리셔다. 이러한 회사에서 무거운 책무를 맡게 된 장 PM은 KBS 게임피아 기자, 온라인 게임 '엔에이지' 총괄, 소프트맥스의 마케팅 담당 등을 거치면서 게임계에서 쌓은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그와 함께 '에버퀘스트2'만의 특징과 향후 서비스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에버퀘스트2'가 북미에서 이미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는데,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는지.
"현재 26개의 월드서버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서버를 증설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패키지를 판매한 후 게임을 서비스하는 구조임을 고려하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을 아시아 시장에 맞게 현지화 하는 과정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난이도 조절 및 각종 편의 기능을 구현하고 캐릭터의 그래픽을 수정하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인터페이스(화면상에 보이는 각종 기능과 디자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해외 서버를 통해 '에버퀘스트2'를 경험한 이용자들이라면 달라진 '에버퀘스트2 이스트' 버전을 보고 적잖이 놀랄 것이라고 장담한다."
'WOW'와 흔히 비교되곤 하는데 어떤 점이 다른지.

"전반적인 게임 조작 방식이나 스타일은 'WOW'와 꽤 흡사한 편이다. 단 게임의 깊이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에버퀘스트1'의 경우 출시 후 확장팩이 발매되기 전까지 콘텐츠의 빈곤으로 상당히 고전했었는데, 현재 'WOW'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에버퀘스트2'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이 진행될수록 더 높은 감동을 줄 수 있게끔 제작됐다. 퀘스트는 단순하게 진행시키되 전투 속에 깊이 있는 시나리오를 삽입한 점은 퀘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WOW'와 가장 큰 차이이자 '에버퀘스트2'만의 매력이다."

'에버퀘스트2 이스트'는 어느 정도 개발됐나. 국내 서비스 시기는.
"'에버퀘스트2 이스트'는 이미 완성된 상황이고, SOGA에서 진행하고 있는 캐릭터 얼굴 수정 작업만 남아있다. 이 작업 또한 곧 완료될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수정된 캐릭터를 공개하고, 3월말 경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WOW 불매운동'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을 텐데, 마케팅 및 유료화는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지.
"과금 체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공개 서비스 후 이용자들의 반응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 마케팅에 대해선 흔히 얘기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어떤 파트너가 되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보인다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에버퀘스트2'가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나.
"'WOW' 등을 통해 좀 더 세련되고 흥미진진한 온라인 게임을 접해본 이용자들은 자연스럽게 '에버퀘스트2'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에버퀘스트2'가 하드코어 유저보다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제작된 만큼, 국내 온라인 게임 이용자층을 확대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한글버전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길" '에버퀘스트2' ID : 'tbfl76'

북미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모든 설명이 영어로 돼 있어 불편한 점이 많지만, 완성도가 매우 높은 게임이란 점을 느낄 수 있다. 3월경에 국내에서 '에버퀘스트2 이스트' 버전으로 서비스가 된다니, 그때부터는 영어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에버퀘스트2'는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 RPG)을 즐겨하는 본인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리니지'의 성공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MMO RPG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에버퀘스트2'처럼 새로움을 주기란 쉽지 않다.

'에버퀘스트2'에서는 판타지 MMO RPG의 대표적 종족인 하이엘프, 다크엘프, 우드엘프, 바바리안, 오우거, 트롤, 휴먼 등 친숙한 종족과 개구리 종족의 프로그록, 고양이 계열의 케라, 그리고 쥐 계열의 라통가 등 16개의 개성있는 종족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선과 악, 중립으로 나누어져 있다. 처음 '에버퀘스트2'에 들어가게 되면 종족을 선택하고 선의 길로 갈지, 악의 길로 갈지를 정하게 된다. 그 후 4개의 기본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며 1차 전직, 2차 전직을 통해 가디언, 위저드, 샤먼, 어쌔신 등 24개의 광대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즉 다양한 종족과 직업들을 조합해 각각의 이용자마다 개성이 담긴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늘 이용자의 캐릭터가 주인공이 돼 악을 물리친다는 설정의 MMO RPG들과 달리 선악을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꽤 이채롭다.

마을에 도착하면 NPC들이 이용자를 반겨준다. '에버퀘스트2'에서 NPC는 기존 게임에서처럼 단순한 스크립트에 의한 인형이 아니다. 130분 분량의 음성녹음을 통해 실제 이용자가 말하는 것처럼 NPC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단지 서있기만 하는 NPC가 아니라 흥정을 하는 상인, 마을을 지나가며 수호하는 가드들, 수다를 떨고 있는 아줌마와 같이 개별적인 인격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NPC들이 등장해 흥미를 높여준다.

'에버퀘스트2'에서 마법 시스템은 혁신적이고 화려하다. 게임 내에서 지원되는 다양한 화면효과로 인해 마법을 사용할 때 마치 실제로 캐릭터가 마법을 쓰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될 정도이다.

또 '영웅적 기회'라는 스킬 시스템을 통해 여러 마법과 스킬들을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에버퀘스트2'를 통해 새롭게 체험한 것들 중 하나이다.

그래픽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에버퀘스트2'의 세계는 매우 방대하며 날씨와 배경의 표현에 있어 높은 질적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비나 눈이 오고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캐릭터의 머리카락까지 정밀하게 연출하고 있다. 또 게임의 배경이 되는 습지대와 사막, 협곡, 초원 등도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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