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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기후변화, 우연→추세→변화→고착


IPCC ‘6차 평가보고서(AR6)’ 작업 시작…방어시스템 고민해야

 [사진=IPCC]
[사진=IPCC]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를 전 세계가 눈으로 직접 보고 있다.”

“1.5도 방어를 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3도 상승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후변화 교차로에서 급격히 유턴해야 한다.”

“우리가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코로나19 같은 대재앙이 다시 발생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26일부터 제6차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 6, AR6) 작업에 돌입했다. 워킹그룹I이 담당하는 물리 과학적 근거는 오는 8월 9일 승인될 예정이다. 적응과 영향, 취약성을 담는 워킹그룹II 보고서는 내년 3월, 완화 등을 담은 워킹그룹III 보고서는 내년 3월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종합보고서는 내년 9월 최종 승인된다.

무엇보다 지금의 상황을 과학적, 객관적으로 담은 워킹그룹I 보고서에 눈길이 쏠린다. 보고서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준이 부산대 교수(기후과학연구소)는 “현재 관련 전문가들이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IPCC 보고서는 자체 연구가 아닌 객관적이고 과학적 연구 평가작업이고 중립적 자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후변화와 관련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제시하는 게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최종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최근 기후를 두고 이젠 변화를 넘어 ‘고착 단계’에 있다는 객관적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후변화와 관련돼 과학계에서는 우연을 지나 추세를 보였고 추세에서 변화로, 이어 기후변화가 고착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기후 고착화에 따른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등 국제기구는 기후변화에 따라 ‘조기 경보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상기후를 빠르게 파악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기경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섬나라, 아시아, 남미 등에는 조기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기후가 변화를 넘어 고착화되면서 조기 경보시스템을 넘어 이젠 ‘방어시스템(Defence System)’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IPCC는 그동안 5차례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와 관련된 객관적이고 과학적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1990년 1차 평가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발생의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 1995년 2차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영향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2007년 3~4차 보고서에서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기후변화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2014년 5차 평가보고서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상 증가하면 인류는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2018년 특별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섭씨 2도가 아닌 1.5도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기후 고착화, 방어시스템 마련 논의 이어질 듯

푸르고 싱그러운 지구가 기후위기로 파괴되고 있다. [사진=IPCC]
푸르고 싱그러운 지구가 기후위기로 파괴되고 있다. [사진=IPCC]

IPCC 보고서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보고서 초안이 마련되면 개요를 승인하고 집필진을 추천받는다. 1차 검토(전문가)와 2차 검토(전문가와 각국 정부), 3차 검토(정부) 등을 거친다. 최종안을 검토하고 보고서를 승인하는 절차이다.

이번 6차 평가보고서의 워킹그룹I의 1차 초안은 750명의 전문가로부터 2만3천462개의 검토 의견을 받았다. 2차 초안에는 정부와 1천279명의 전문가로부터 5만1천387개의 검토 의견이 접수됐다. 3차 초안에서는 47개 정부로부터 3천개 이상의 의견을 받았다. 총 1만4천개 이상의 과학 논문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참조됐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이회성 IPCC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회의 등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보고서 작성에 코로나19로 대면이 아닌 화상회의, 서로 다른 시간대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도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전문가가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고려대 교수와 에너지경제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낸 이회성 IPCC 의장은 2015년부터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회성 IPCC 의장. [사진=기상청]
이회성 IPCC 의장. [사진=기상청]

이 의장은 “‘기후변화 2021: 물리 과학 기반 보고서(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는 과거 가열화와는 물론 미래 가열화 예측에 대한 최신 지식을 제공하고 기후가 현재까지 어떻게, 왜 변화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AR6 평가보고서는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지금 전 세계가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점점 더 극단적 사건을 보고 있고 유럽과 중국의 폭염, 가뭄, 홍수 피해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탈라스 총장은 북극의 ‘가열화’로 북반구의 대기 역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패트리샤 에스피노자(Patricia Espinosa)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지금 전 세계는 기후 교차로에 서 있다”며 “1,5도 상승 방어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3도 상승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빠르게 방향을 틀어 제대로 된 길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IPCC의 평가보고서는 전 세계에 기후변화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기초이다. 다만 이 보고서를 받아들이는 각국의 이해관계는 복잡하다. 지금까지 5차례 보고서와 특별보고서 등을 통해 기후변화의 위험과 심각성을 제시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각국의 태도는, 말로만 하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립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실제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경제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라들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발전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그동안 화석연료를 통해 획기적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가장 크다”며 “이제 우리가 경제개발을 해보겠다고 하는데 규제 일변도로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IPCC 6차 평가보고서 곧 나온다(https://vimeo.com/561313700)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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