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폭동에 'K-가전' 몸살…삼성·LG, 3분기 실적 '먹구름'


베트남 코로나 확산에 삼성 공장 봉쇄령…남아공 폭동에 LG·삼성 피해 커

1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외곽에서 한 공장이 불에 타고 있다. 지난주 제이콥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의 투옥으로 촉발된 폭동과 약탈이 며칠째 이어져 지금까지 7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망자 대다수가 약탈을 벌이던 중 무질서로 인해 압사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LG전자의 해외 가전제품 생산기지가 현지의 코로나19 확산과 정치 불안정으로 잇따라 피해를 입으면서 각 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예상치를 뛰어 넘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시장에선 3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번 일로 현지 사업장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며 직격타를 맞은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도시 호찌민에 있는 삼성전자 가전공장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당국의 봉쇄령에 일정 정도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공장에선 TV·세탁기·냉장고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임직원은 7천여 명으로 대부분 현지인이다.

베트남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삼성전자를 포함한 지역 내 사이공 하이테크 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에게 공장 봉쇄령을 내렸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 입주 해외 기업들은 직원들의 외부 출입을 막고 공장 내 주거 시설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이공 하이테크 공단에선 약 75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며 삼성전자 공장에서도 48명이 확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호찌민시는 지난 9일부터 2주일간 생필품 구매를 제외한 외출을 금지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일로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부문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평소 대비 대폭 줄어든 데다 확진자 수가 급증할 경우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호찌민 생산법인 SEHC(Samsung Electronics HCMC CE Complex)의 연간 매출액은 6조2천731만원으로, 만약 공장을 하루 동안 멈출 경우 대략 17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 초 폭설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던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하루 손실액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베트남 북부 박닌 공장에서도 코로나 여파로 비슷한 지침을 받아 생산단지 안에 숙식시설을 마련한 뒤 공장을 가동했던 사례를 토대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 내 삼성전자 공장. [사진=뉴시스]

남아공에선 폭동에 따른 약탈 피해가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시작된 남아공 폭동 사태로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물류창고가 약탈 피해를 입었다. 또 여러 곳에 있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도 폭도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남아공에 TV 생산 공장 및 물류창고를 두고 있는 상태로, 공장은 경비가 삼엄한 공항 근처에 있어 피해를 면했다. 물류창고도 더반 물류창고 한 곳만 일단 피해를 입었다.

삼성전자 남아공 법인 관계자는 현지 언론 테크센트럴을 통해 "삼성전자 물류 창고와 여러 서비스센터들이 공격 받았다"며 "TV, 냉장고 등 전자 제품을 보관하고 있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남아공 폭동으로 TV, 모니터 등을 생산하던 더반 공장과 물류창고가 전소해 수천 만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됐다. 더반 공장은 초기 투자만 2천만 달러(약 230억원) 규모로, 1개 생산 라인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를 생산해 남아공 현지와 인근 지역에 판매해 왔다. 연간 생산 규모는 5천만 달러(약 573억원)로, 근무 인원은 약 100여 명이다.

LG전자는 이번 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전소에 이어 물류센터 물적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장 전소로 인해 생산 인력들이 모두 일자리를 잃어 인력 재배치 문제를 두고도 난감해진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남아공 폭동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아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소속 직원들은 공장 전소로 일단 집에서 대기하며 재택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 일단 현지 상황을 본사에서 계속 보고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공장이 전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장을 다시 지을 지에 대한 계획이나 향후 대응책 마련에 대해선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구체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업계에선 이번 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가전부문 실적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3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남아공 폭등 등 대외리스크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흥국의 코로나 재확산, 원자재 및 부품 가격 강세, 물류비 부담 등으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던 국내 가전업계가 남아공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각 사별 3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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