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의 자원경제] 자원정책 다시 짜야 한다


[아이뉴스24] 지난 19일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세계에너지시장 인사이트'를 통해 그린에너지 전환은 광물자원이 뒷받침 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 차량보다 6배, 육상풍력 발전 설비는 가스화력발전소 보다 9배 많은 광물자원이 투입된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이후 신규 투자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중가하면서 신규 발전설비 용량당 필요한 광물량은 평균 50% 이상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지속가능 개발 시나리오에서는 향후 20년 동안 구리, 희토류 수요가 지금보다 40% 이상, 니켈. 코발트는 60~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이 되는 광물이다. 희토류는 풍력 발전 터빈과 전기차 모터 등에 쓰인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은 전기와 열전도성이 높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 발전 시설과 전력시설의 와이어, 케이블, 배관, 송전선 구축,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인다.

이처럼 광물의 수요는 가격 변동성과 무관하게 갈수록 폭발적이다. 현재 산업 현장에는 원자재 부족 현상을 맞고 있다. 최근엔 산업부가 철광석 가격이 치솟자 긴급히 철강업계와 회의를 열고 수급 상황을 검점하고 나서기도 했다. 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세에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한국은 불과 10년 전만해도 중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 상당량의 자원을 확보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3전 3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과가 무너지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다. 자원전쟁에서 한국이 무너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원을 정치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 문제이다.

산업부의 '2019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18년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해 출자·융자한 지원예산은 522억원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을 기점으로 지원예산은 대폭 줄었다. 석유·가스 분야 신규사업은 2017년 2건, 2019년 3건 뿐이었다. 더구나 공기업 신규 사업은 아예 없었다. 문재인 정부 이전 10년간 사업이 총 212건 진행된 것과 대조적이다. 광물사업 역시 2017년 1건, 2018년 6건, 2019년 3건만 진행됐다. 2007년~2016년까지 10년간 총 340여건이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실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향후 10년(2020~2029년)의 '자원개발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정부의 자원정책을 정리하면 자원안보를 위해서 개발-도입-비축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인데, 지금 그나마 있는 해외 광구 지분도 팔지 못해 난리를 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원은 전문 영역이다. 그래서 철광석, 니켈,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는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광물공사에 자원개발 직접 투자는 못하게 하고 민간기업 지원만 하라고 하는데 이는 몰라서 하는 소리다.

민간기업이 해외 나가 잘 하는데 굳이 공기업이 나설 필요가 없다. 민간기업이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성공률이 높다. 민간기업에 물어보면 알 수 있다. 또,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해외 자원개발에서 자원외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상대국도 정부 기관이 나서 주길 요구한다. 그래서 공기업이 첨병으로 민간과 함께 뛰어드는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정권과 관계없이 늘 자원외교에 나섰고 지금도 나서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김대중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처음 수립했고, 노무현 정부는 착실히 씨를 뿌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호주 방문에서 철광석을 달라며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더 집중적으로 자원개발을 독려해 해외 여러 광구를 확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광물공사가 지분(10%)을 보유하고 있는 꼬브레 파나마 구리 광산 지분 확보를 위해 직접 파나마 대통령을 설득하기도 했다. 현재 꼬브레 파나마 구리사업은 세계 몇 안 되는 대형 구리 생산사업으로 성장했다. 또 광산가치는 수조원에 달하며, 광물공사의 지분 가격도 1조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는 지난 정부의 자원외교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해 원자재 확보에 소홀한 측면이 발생하고 있음을 인지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손실 몫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천구 교수 [강천구]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재직하며 세계 여러 나라 광산 현장을 다닐 만큼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현대제철 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협회 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와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