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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게임이 쏟아진다] ⑨'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온라인 게임 시장을 두고 예측 불허의 대격전이 벌어진다. 리니지 등이 장악했던 시장에 개발비만 수십 억 원 이상이 들어간 대작이 곧 줄줄이 도전장을 던지는 것. 그들이 제공하는 게임 내용만큼이나 이용자를 뺏기 위한 게임간 격돌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정통 역할수행 게임(RPG)에 PC 및 콘솔 게임이나 1인칭 슈팅(FPS) 게임 방식을 적용하는 등 격전의 방식도 예년과 달리 현란하다.

아이뉴스24는 2005년 벽두부터 '온라인 게임 춘추전국시대'에 출전할 주요 게임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무려 65대의 'WOW' 게임 서버가 돌아가고 있고, 매일 20~30만 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 정도면 지난 수년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위치에 있던 '리니지'와 '리니지2', '뮤'의 아성을 흔들기에 충분한 수치다.

이 때문에 모든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조만간 시작될 'WOW'의 유료 서비스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개 서비스 이후 이용자들이 보인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 'WOW'가 2005년 온라인 게임 시장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은 확실해 보인다.

'WOW'의 파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이 게임의 개발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4년 '워크래프트'를 시작으로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PC 게임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국내에서만 6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블리자드의 배틀넷(www.battle.net)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즐기고 있는 최대 온라인 게임 서비스이기도 하다.

'블리자드 스케일'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WOW'는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세계관과 배경 이야기를 전승하고 있다. 평화롭던 우주의 질서는 타락한 신이 이끄는 '불타는 군단'에 의해 발견된 '아제로스'라는 행성에 의해 금이 가기 시작한다.

'얼라이언스'와 '호드' 세력으로 갈라선 여러 종족들은 한 때 '불타는 군단'의 침략에 대항해 힘을 모으기도 했으나, 두 진영 간 동맹이 깨지면서 종족의 자립을 위한 처절한 전쟁이 시작된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장중한 배경 이야기에 걸맞게 'WOW'의 게임 내 세계 또한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그 속에서 이용자들은 수천 개에 이르는 퀘스트(이야기를 따라가는 임무)를 실행하면서 무궁무진한 모험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기존의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 RPG)에서는 최고의 레벨에 등극해 강력한 아이템을 가지고 캐릭터들 사이 영웅으로 존립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선 '노가다'라 불리는 끊임없는 사냥과 전투 및 아이템 구매가 필수적으로 뒤따랐다.

그러나 'WOW'에서는 단순한 사냥을 반복할 필요도, 현금을 주고 아이템을 거래할 필요도 없다. 하나하나의 퀘스트를 실행해 가면서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 이상의 재미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최고 레벨인 60에 도달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영웅 시스템, PvP(이용자 간 대결), 집단 전투 시스템 등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블리자드는 캐릭터의 등급마다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한하고, 거래가 되지 않는 '귀속 아이템'과 같은 개념을 도입하는 등 아이템 현금 거래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블리자드는 장시간 게임을 해야 능력치를 많이 올릴 수 있는 기존 MMO RPG와 달리,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의 캐릭터가 얻을 수 있는 경험치가 점점 줄어드는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온라인 게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이용자들이 외산 게임 'WOW'에 열광하는 이유는 개발과정에서 한국 정서에 맞도록 적잖이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WOW'에서는 단순히 영어의 음이 한글로 바뀐 게 아니라, 의미까지 담겨져 변경됐다. '더스크 우드'는 '그늘 숲', '페티드 콥스'는 '악취나는 시체', '프로스트 볼트'는 '얼음 화살' 등으로 바뀌었고, 캐릭터의 음성도 우리말로 바뀌어 명확하게 의미가 전달되고 있다.

이와 함께 블리자드는 남대문, 석가탑과 같은 건물을 판타지 영상으로 게임 속에 등장시키는가 하면, 캐릭터의 일부 갑옷과 무기 그리고 게임 내 풍습까지도 한국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하는 등 우리나라 이용자들을 배려하는데 열의를 보였다.

이를 통해 'WOW'는 외산 온라인 게임이 국내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오히려 온라인 게임 최강국인 우리나라가 외산 온라인 게임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서비스 초기 접속 폭주 및 서비스 운영의 미숙으로 나타났던 끊김현상도 원활하게 해소되고 있다. 'WOW' 한국 서비스를 맡고 있는 블리자드 한국법인에서는 100여 명의 운영 및 마케팅 인력이 투입돼 있다.

이들은 향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MMO RPG를 접해보지 못한 이용자들을 위한 대규모 마케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WOW 유료화 폭풍' 후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된다.

"'WOW'의 경쟁작은 '리니지2'가 아니다"...권정현 마케팅 매니저

"'WOW'의 경쟁작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또 하나의 대작 '스타크래프트'이다."

좀 엉뚱하게 들리지만 블리자드 한국법인에서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권정현 마케팅 매니저는 'WOW'의 경쟁작으로 PC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들었다. 그는 MMO RPG 중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2'는 시장 자체가 달라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리니지2'가 높은 몰입성을 보이는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반면, 'WOW'는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시리즈 등 PC 게임을 즐기는 이들 및 MMO RPG를 접해보지 못한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나아가 그는 "'WOW'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영화나 음악의 경쟁 상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WOW'를 통해 게임이 영화나 음악처럼 대중적인 문화의 한 범주가 되도록 하는 게 또 하나의 목표라는 것.

권정현 마케팅 매니저와 일문일답을 주고받았다.

'WOW'의 가장 큰 인기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반복적인 사냥에 의한 레벨업, 고가 아이템 획득, PK(Player Killing)... 'WOW'는 이런 기존 MMO RPG의 고정관념을 깼다. 다양한 퀘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WOW'는 중독성을 요구하지도, 아이템 현금 거래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게임 본연의 의미에 충실하다는 게 인기요인이라 본다."
'WOW'의 유료화 시기 및 과금모델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내부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언제다'라고 정해놓고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기보다, 시스템을 안정화하는데 우선 중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료화 시기는 그 뒤가 될 것이다. 북미 시장처럼 패키지를 파는 모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국내와 같은 월정액과 유사한 과금모델이 도입될 예정이다."
'WOW' 유료화 이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형세가 어떻게 바뀔 거라 보는지.
"'리니지'를 비롯해 그간 MMO RPG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게임들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WOW'는 PC 게임 이용자 및 일반인들까지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 시장 자체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마케팅을 벌였는데, 올 마케팅 계획은.
"작년에 실시한 '360도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뒀다고 자신한다. 아침에 눈을 떠 TV를 켜면서부터 버스를 타고 영화관에 가는 동안, 그리고 영화를 보고 'WOW' 체험관에 이르기까지 쉴 세 없이 노출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을 사용했다. 올해는 고객관계관리(CRM)에 바탕을 둔 데이터베이스(DB)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찾아가는 광고 및 프로모션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방학이나 새학기 등 중요한 시기에 블리자드 스케일의 '마케팅 폭풍'을 선사할 것이다."
초기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다소 제기됐었는데.
"그 점은 누구보다 잘 안다. 공개 서비스 초기에 국내 최대 인기 게임의 수준에 맞춰 준비를 했는데, 그 이상 이용자가 몰리면서 혼란을 겪었다. 현재 전체 비용 중에서 운영 부분에 크게 투자를 하고 있고, 서버 안정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방대한 게임세계, 데이트 코스로 좋아요"'WOW' 이용자 커플 : 서동일·한지은

서동일(이하 서) : 판타지를 바탕으로 하면서 때로는 동양적인 느낌이 드는 'WOW'의 끝없는 배경세계는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여자친구와 'WOW'를 하다가 이따금씩 무작정 게임 속 길을 걷곤 한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멋진 장소에서 스크린 샷을 찍는데, 좋은 추억이 되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도 여행을 갈까 하다가 차질이 생기면서 'WOW' 속에서 함께 여행을 하고 춤도 추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지은 : 블리자드의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친구의 권유로 'WOW'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전쟁 서버 '달라란'에서 '타우렌'과 '언데드' 캐릭터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여자라고 특별히 어려운 점이 없다. 지난 3월 비공개 시범 서비스 때부터 'WOW'를 시작했는데, 이제 남자친구한테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것 같다.

MMO RPG에 대해 잘 모르고 해보지도 못했지만, 금방 'WOW'의 퀘스트에 푹 빠지게 됐다. 예전엔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주로 했었는데, 요즘은 동네에 단골 PC방을 정해놓고 'WOW'를 하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하곤 한다.

일상에서 게임에 몰입하다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긴다. 남자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게임 속 용어를 사용하는 일들이 늘어난 것이다. 가령 '언데드'는 '산 자를 조심하게'라고 말하는데, 이것을 '살찐 자를 조심하게'로 바꿔서 말하는 것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게임 속에서 '트롤' 춤을 추는 일도 재미있다.

: 여자라고 게임을 못한다고 구박하기보다 조금만 배려하다 보면 금방 'WOW'에 적응하게 되고, 함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는다. 'WOW'의 퀘스트는 마치 모험을 하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여자친구를 챙겨주면서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훨씬 더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처음엔 여자친구가 잘 따라오지 못해 같은 퀘스트를 반복하거나, 혼자 했던 것을 다시 함께 하기도 하면서 아예 각각의 퀘스트를 다 외울 정도가 됐다. 그래도 재밌다. 여자친구가 있는 'WOW' 이용자라면 함께 게임을 즐기며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해 보길 권해주고 싶다.

※현재 재생되고 있는 곡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배경음악임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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