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 과학적 해법 찾다] ③ 백신마다 장단점 달라, '백신 포트폴리오' 필요


범정부지원위원회 “국산 백신, 내년 초 접종 가능할 듯”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대항하기 위한 가장 큰 무기는 신속진단과 감염 확산방지에 있었다. 최근 코로나19는 변이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엔데믹(풍토병)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으로 탈바꿈하면 강력한 무기는 백신과 치료제에 있다고 과학자들은 강조했다. 인플루엔자처럼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백신마다 장단점이 다르고, 나이별 접종도 다양해 '백신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의 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지난해 4월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범정부지원위원회)’를 만들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이다.

범정부지원위원회는 그동안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있어 ‘투 트랙(Two Track)’으로 나섰다. 하나는 해외의 우수 치료제와 백신을 확보하는 전략이었다. 두 번째는 국산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최근 접종이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선구매가 이뤄졌다.

◆국산 백신, 내년 1월 접종 가능할 듯

정부는 국내에서 현재 백신 개발속도 등으로 판단했을 때 이르면 내년 1월에 국산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 기업들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임상1/2a상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내년 초 국내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배경이다.

물론 변수는 없지 않다. 임상시험 진행과 승인까지 그 과정에서 워낙 변수들이 많아 내년 1월로 국산 백신 출시 일정을 단정 짓기에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다.

국내 백신 임상 추진현황 [자료=과기정통부]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해 개발 중인 백신은 ▲DNA 백신(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바이러스전달체백신(셀리드) ▲합성항원백신(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등으로 다양하다. 여러 플랫폼을 확보해 앞으로 코로나19 엔데믹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임상 3상

과기정통부와 전문가들은 국산 백신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임상 3상’을 꼽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코로나19 환자 규모는 계속 줄어들면서 대규모 임상이 필요한 임상 3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주헌 범정부지원위원회 사무국 총괄팀장은 “임상 3상에 필요한 환자군을 확보하는 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임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면역대리지표 등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임상종합상담센터(국가임상시험재단)’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임상 3상 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1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치료제에 627억, 백신에 687억원 등이다.

여기에 면역대리지표(ICP)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ICP는 접종 백신에 대한 면역원성(항체가와 지속기간 등)과 방어 효과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대리지표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백신과 비교해 신규 백신 효능을 평가할 수 있다.

ICP는 기존에 나와 있는 백신과 비교해 국내 업체가 만든 백신의 면역가와 항체가는 어느 정도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적게는 수만명에서 많게는 수십만명에 이르는 임상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지표를 사용하면 임상에서 몇 천명만 있어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방법으로 꼽힌다.

◆mRNA 백신 사업단 운영, 토종 플랫폼 만든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mRNA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오기 이전에 이미 가지고 있던 플랫폼 기술이었다.

기존 플랫폼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넣어서 만들었기에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존 플랫폼 기술을 응용한 셈이다.

높은 예방 효과와 빠른 개발속도를 보인 모더나, 화이자의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은 우리나라는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mRNA 백신 등 차세대 백신 플랫폼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플랫폼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에 ‘mRNA 백신 사업단’을 운영한다. 유주헌 총괄팀장은 “그동안 연구개발에만 집중했는데 앞으로 신종 감염병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종합 지원체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백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범정부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에서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mRNA 백신, 전달체 백신 등 혁신적 기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신변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입체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정병선 과기정통부 차관 "백신마다 장단점 달라, 다양한 백신 개발해야"

-내년 1월에는 국산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척 상황으로 판단했을 때 내년 1월에 국산 백신 출시가 가능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의 백신이 진척도가 가장 높은지 알고 싶다.

“국내 백신 개발 기업들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임상1/2a상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내년 초 국내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임상시험 진행과 승인까지 그 과정에서 워낙 변수들이 많아 내년 1월로 국산 백신 출시 일정을 확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다. 최선을 다해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코로나19 범정부지원위원회 등을 통해 백신의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등 일련의 백신 개발 과정을 밀착 지원하고 있다. 임상에 진입한 국내 백신이 조속히 의료현장에 접종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1차관은 "백신마다 장단점이 있어 다양한 백신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과기정통부]

-국산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 상황이 펼쳐지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각 백신 플랫폼과 백신 자체의 특성으로 장‧단점이 다르다. 백신 수급 문제 등 불분명한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백신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는데 초저온으로 보관이 필요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상온보관이 가능한 반면 65세 이상 접종 효과에는 논란이 있다. 백신마다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접종하게 되는 백신 플랫폼으로는 mRNA 백신(모더나, 화이자), 바이러스전달체백신(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합성항원백신(노바백스)이 있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해 개발 중인 백신은 DNA백신(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바이러스전달체백신(셀리드), 합성항원백신(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코로나19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높은 예방 효과와 빠른 개발속도를 보인 모더나, 화이자의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은 우리나라가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과기정통부에서는 mRNA 백신 등 차세대 백신 플랫폼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앞으로 발생 가능한 신‧변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예측-진단-치료-예방’ 등 주요분야의 플랫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2024년까지 487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휴벳바이오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발굴 성과가 기술 이전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정부출연연구소 성과도 있었는데.

“출연연에서는 예방, 진단, 치료제·백신 개발, 확산방지, 정보공유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임대료 인하, 연구 장비 이용료와 시험분석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CEVI융합연구단(화학연구원 주관)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해 지난해 6월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개발했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생기원에서 마스크용 필터를 생산해 마스크 제조업체에 공급하기도 했다.

엔데믹(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이라는 말처럼 감염병 등에 의한 국민건강 위협은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어 긴급대응과 더불어 장기 대응이 필요하다.

치료제, 백신 개발은 특성상 오랜 기간이 필요한 연구이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혁신적 기술들을 적용해 예상보다 빠르게 개발했다. 팬데믹 상황에 따라 전 세계가 백신,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전에 메르스, 사스 등에 관한 감염병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앞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출연연이 보유한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산·학·연 간 협력네트워크를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하도록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연구역량을 축적하도록 지원하겠다.

이밖에도 직할기관 등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이스트(KAIST)는 2020년 추경 사업으로 신종 감염병의 감염 예방-감염진단-감염 보호-감염치료의 전주기적 관리‧대응을 위해 국내 실정과 국민의 요구사항을 고려한 방역패키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치료 병상 부족, 의료인력 소진‧이탈을 최소화하며 중등도 이상 감염병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 가능한 이동형 음압 병동을 개발해 특허등록(1월), 기술이전(2월)을 완료한 후 조기 상용화를 위해 3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 스마트 방호복, 광열PCR진단시스템, 플라즈마 멸균기 등도 제품고도화를 통한 연내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출연연 주요성과 [자료=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올해 말 단계평가를 통해 우수 후보물질 선정(치료제 3개, 백신 2개)을 전략적으로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다.

“과기정통부에서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은 장기적으로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한 후 비임상시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1년 말 최적화된 후보물질을 검증해 비임상시험을 진행할 치료제 3개, 백신 2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치료제와 백신의 후보물질은 비임상시험 진행과 함께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범정부적으로는 단기간 내 성과 창출을 위해 전략품목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에 의한 지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치료제는 올해 2월에 조건부 허가를 받은 항체치료제에 추가해 경증에서 중증까지 중증도에 따른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경증 환자 치료를 위해 투약이 편리한 경구용 치료제(카모스타트)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치료제에 의존하고 있는 중증 환자용 치료에 대해서는 국산 치료제(나파모스타트)가 조속히 임상시험이 완료돼 의료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백신의 경우 임상 단계, 연내 임상 3상 진행 가능성, 기업역량 등을 고려해 현재 임상에 진입한 DNA 백신, 바이러스전달체 백신, 합성항원 백신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7월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가 설립되면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바이러스 기초‧기전연구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신‧변종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바이러스 기초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세계적 수준의 바이러스 기초연구 수행하면서 대학의 기초연구도 지원한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대학, 출연연, 기업 등이 참여하는 ‘바이러스 연구 협력 협의체’를 운영해 연구기관 간 역할분담, 연구 공백 협업, 융합연구 기획 등을 통해 바이러스 기초연구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러스 연구자원센터 운영을 통해 생물안전3등급실험실(BL3, Biosafety Level 3) 등 핵심연구시설을 공동활용하고 바이러스 등 연구자원을 적기에 제공해 바이러스 연구기반을 확충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국립감염병연구소, 농림축산검역본부, 야생동물질병관리원 등 방역기관과 상시적 협력을 통해 연구성과가 연구실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로 발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규모와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올해 7월 설립 예정으로 초기 들어가는 비용은 연구비 55억원과 바이러스 연구자원센터 구축비 54억원 등 109억원이 반영됐다.

연구소장의 선임 이후 연구와 행정인력 등이 구성돼 규모가 확정될 예정이다.

앞으로 연구소 운영이 본격화되면 적절한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과기정통부의 감염병 관련 연구사업과 연계해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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