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요즘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각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잔치를 벌이면서 코스피는 사상 첫 3000선 등정을 이뤄냈다.
당연히 삼천피 시대를 연 일등 공신은 동학개미다. 동학개미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급락 이후 60조원 넘게 유가증권시장에 쏟아부으며 증시를 견인했다.
지금의 주식시장은 금융장세로 불린다. 이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져 비관적인 경기 전망이 지배적일 때 실물경기와는 상관없이 금리하락을 바탕으로 주식시세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저금리로 인해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면 상장사의 본질적인 가치보다는 ‘높은 수익률’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매수할 동기가 되므로 유동성이 큰 저가대형주들이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코로나 백신 관련주 등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전히 저점이라고 판단되는 종목에는 동학개미들의 자금이 몰린다.
문제는 이달 들어 주식시장 다시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은 필연 관계이다. 아울러 시장에서도 결국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장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사실 주식시장과 실물경제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실물경제의 사이클이 고스란히 주식시장에 반영된다.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 서서히 호전되면 주식시장도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바뀐다. 이때는 그저 '싸다'는 것만으로는 주가상승의 원동력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웬만한 주식이라면 앞서 금융장세에서 주가가 올랐던 터. 가격이 싸다는 것은 투자매력이 더 이상 아니게 된다. 이후 펼쳐질 주식시장에선 '실적'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실적장세까지 끝난 뒤 경기까지 회복됐으면 다음은 어떤 장세가 올까.
역금융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원래 주식시장이란 현실이 아니라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는 법. 실물경기가 바닥을 헤맬 때에는 오히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금융장세가 나타났듯, 실물경기가 한참 좋을 때에는 '더 좋아질 것이 없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주가는 하락한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다’면서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금리가 일정 선을 넘어서면 중앙은행은 유동성 회수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이어지는 과정에 단기적인 조정국면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주식시장으로서는 추운 겨울인 역실적장세가 나타난다.
따라서 지난해 큰 공을 세운 동학개미들은 지금이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구간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통상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접으면서 유동성이 조절되고, 금리가 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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