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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변창흠 국토부장관 내정자, 가시밭길 청문회 넘길까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3년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24개의 부동산 정책을 펼친 최장수 국토교통부 수장 김현미 장관이 물러난다. 이어 문재인 정부 2번째 국토부 장관으로 변창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내정자로 낙점됐다.

변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정책 자문을 맡았으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틀을 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연구원 전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지난 2014~2017년 서울도시주택공사 사장 재임 시절 당시 서울연구원장인 김 전 실장과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도 주도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 변 내정자가 정해지자 정치권과 업계는 크게 2가지 반응으로 엇갈렸다. 일각에선 학자 출신으로, 정부 부동산정책에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라고 평가하나, 또 다른 쪽에서는 변 내정자의 자격 검증에 걸림돌이 될만한 것이 많다고 주장한다.

특히, 변 내정자가 소유한 강남 아파트가 주변 주택들보다 낮은 가격대에 신고된 것이 드러나며 연일 논란이다.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되며 도덕성 검증에 치열한 공방을 펼칠 전망이다.

변 내정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원 대형 평형 아파트 1채를 소유한 1주택자다. 변 후보자는 올해 3월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 H아파트(2002년 준공) 전용면적 129.73㎡를 5억9천만 원에 신고했다. 이수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14가구 '나홀로 아파트'다. 강남권 대형평수임에도 6억 원을 넘지 않는 가격을 자랑한다.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5억9천만 원으로 변 내정자가 신고내역과 동일하다. 올해 공시가격은 6억5천3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상승했다. 보유세는 약 167만 원으로 추정되며, 1주택자 기준 9억 원을 넘지 않아 종부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변 내정자는 지난 2006년 6월 5억2천300만 원에 매매했으며, 같은 해 7월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쳤다. 변 내정자가 거주하는 해당 면적대 세대수는 1세대에 불과하며, 전체 14가구밖에 소규모 단지로 실거래도 드물어 시세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단지의 전용 93.29㎡(6층) 주택이 지난 2018년 3월 8억4천만 원에 거래된 것이 마지막이다. 변 후보자의 주택과 인접해 있는 방배현대홈타운2차아파트의 경우 전용 114㎡가 지난 8월 18억2천만 원(17층)에, 전용 147㎡가 20억1천만 원(4층)에 실거래됐다.

맞은편에 있는 방배1차현대홈타운 전용 114㎡의 경우 지난 4월 18억5천만 원(10층)에 매매가 완료됐다. 변 내정자의 주택이 두 단지보다 소규모에 대도로 변에서 비교적 떨어진 곳에 있지만, 시세상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변 내정자의 주택과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소규모단지 한진로즈힐의 경우 전용 84㎡가 지난 7월 14억4천800만 원(1층)에, 인근에 있는 신구하이텍빌리지 전용 206㎡는 올해 1월 14억7천만 원(8층)에 실거래됐다.

관련 법에 따르면 공직자 재산 신고는 기준시가(공시가격)나 실거래가(실제 매입 금액) 중 높은 금액으로 하게 돼 있다. 변 내정자의 아파트가 단지가 워낙 소규모에 거래 자체가 없어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된 것으로, 공직자 재산 신고 규정인 공시가격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신고했다. 다만,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평균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69%로, 이 단지의 공시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다소 낮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과거 발언부터 SH사장 시절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LH 사장 재임 동안 일감 몰아주기와 기부 등의 논란이 더해져 야당은 변 내정자에 대한 '송곳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국토부는 국민 생활 자체인 부처다. 지금은 부동산 정책의 대변환이 꼭 필요한 시기"라며 "그런데 오히려 규제강화정책의 본산인 김수현 사단의 핵심을 투입했다"고 변 내정자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에서 "차라리 김현미 장관을 그대로 두는 게 국민의 화를 덜 돋우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 부동산 정책이 제일 낫다는 사람, 지방에 있는 본사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은 사람, 측근에게 용역 몰아주느라 정신 없었다는 혹평까지 듣는 사람"이라고 변 내정자를 맹비난했다.

변 내정자는 오래전부터 임대차 3법과 투기 근절 대책 등 정부 정책에 공감하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한, 지난 2018년 12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임차인을 보호하려면 최소 6년(3+3)을 안정적으로 살게 해줘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에 부정적이며,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다주택자 취득세 3배 강화', '분양가 상한제 유지', '이익공유형 주택공급' 등 과거 발언을 통해 소신을 밝혀왔으며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주거복지, 정책 전문가라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내정자 소식 이후부터 쏟아진 각종 의혹에 변 내정자의 장관 청문회는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장에 강한 주거전문가, 소신있는 부동산 정책 전문가라는 수식어에 맞게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을 깨끗하게 털어내고, 차기 국토부장관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혼란스러운 시장과 주거난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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