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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개인정보보호 강화, 구글 페이스북 쏠림 현상 심화


STEPI,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의 산업적 파급효과 보고서 발간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층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를 내세운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이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되면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대형 IT 플랫폼 사업자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STEPI)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의 산업적 파급효과와 혁신기술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GDPR이 시행되면 거대 IT 기업들의 유럽에서의 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소비자와 광고주들은 오히려 GDPR을 준수할 능력이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큰 회사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은 2018년 5월 25일부터 EU 전역에서 적용됐다. 정보주체인 개인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데이터 삭제권과 이동권 등을 명문화하고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처리 기준, 역외 적용 및 강력한 처벌규정 등을 담고 있다.

빅데이터 수집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서비스에 적용할 때도 완벽한 익명화를 요구해 블록체인 등 기술혁신 추세와 상충된다는 지적도 받을 만큼 강화된 규제법안이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GDPR이 시행되면 구글, 페이스북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었다.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유럽 이용자들의 자발적 탈퇴나 서비스 제한으로 인한 시장 축소, 소송과 벌금 부과 등 법률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GDPR 시행 직후 시민단체인 NOYB(None of Your Business)는 구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강제 동의’와 ‘묶음 동의’ 문제를 감독당국에 제소했으며 프랑스 개인정보감독기구 CNIL은 올해 1월 구글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위반으로 5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스웨덴도 구글에 대해 개인정보 이용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GDPR이 시행된 이후에도 구글과 페이스북의 매출과 이용자 수에는 큰 변동폭이 없었으며 분기별 매출은 지속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전체 1일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럽에서는 일부 감소했으나 감소폭은 미미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광고시장은 오히려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더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GDPR이 적용되기 이틀 전에는 마케팅 자금의 50%를 구글에 지출하던 유럽 광고주들은 GDPR 시행 첫 날에는 95%를 구글에 몰아주었다. 이는 유럽 광고주들이 엄격한 GDPR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인력을 보유한 곳에 광고를 집중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쿠키 식별자나 디바이스 고유 식별자가 GDPR에서 개인정보로 분류됨에 따라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는 이를 수집할 수 없게 됐는데 그 결과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로그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 위주로 맞춤형 광고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또 데이터 이동권도 정보주체의 데이터 통제 권한을 강화해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고착 효과를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이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이 GDPR 준수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진입을 차단하는 도구로 활용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유럽 시장 포기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대 글로벌 매출의 4%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벌금, 데이터 이동권 등 기술적 요구사항 준수를 위한 과도한 비용이 중소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억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니먼랩은 미국 주요 온라인 매체의 3분의1 가량이 유럽연합 이용자들을 IP 주소 기반으로 차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고서 저자인 정일영 박사는 “글로벌 주요 IT 기업들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데이터 독점을 견제할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글로벌 기업이 국내 소비자의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지 강도 높고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전문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STEPI 인사이트 233호
STEPI 인사이트 233호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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