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 발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저가수주 공세에 나선 중국 조선업계와 달리 고부가가치선에 집중해 지난 1분기 중국에 내줬던 전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재탈환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2분기부터는 한번 수주하면 이른바 '대박'이라고 불리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선업계 특성상 수주가 이뤄지면 실제 실적에 반영되는데는 최대 2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실적개선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는 총 16척, 110만CGT을 기록했다. 이중 우리나라가 10척, 86만CGT를 수주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 77.8%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거뒀다.
더욱이 올해 러시아와 카타르의 LNG프로젝트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 연안의 LNG를 채취하는 '북극 LNG-2(Artic LNG-2)'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야말 프로젝트 후속 작업으로 북극 지역에 연간 660만t의 LNG 정화처리 시설 3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발주되는 쇄빙 LNG운반선은 15척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쇄빙 LNG운반선은 고부가 기술이 필요하다보니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로리엄이 밝힌 60척 규모의 LNG운반선 발주도 올해 시작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그리스 선사로부터 17만4천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이는 일본 선사 LNG선 1척, 국내 선사 1척, 그리스 선사로부터 15만 8천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한 데 이은 것이다. 최근 2주 사이 6억달러 상당의 선박 총 5척을 잇달아 계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LNG운반선 발주 증가가 기대되는 배경에는 오는 2020년부터 실시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때문이다. 선주들은 IMO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저황유나 탈황장치를 설치하거나 LNG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LNG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조선업계를 사실상 경영난으로 빠뜨려온 해양플랜트 부문 역시 일감회복이 기대된다. 미국 쉐브론의 해상유전개발 앵커(Anchor) 프로젝트 발주가 임박했다. 또 인도 릴라이언스의 MJ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도 2분기에는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같은 요인들이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선업계 특성상 일감을 수주하면 이를 설계하고 건조를 통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이나 내후년은 돼야 LNG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반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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