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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협상 ‘멀고도 험한 길’임을 다시 확인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풍계리 핵사찰 이외에는 별다른 진전 없어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7일에 있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결과는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이외에는 커다란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 북한 비핵화가 역시 어려운 길임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켜 줬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스로 이번 방북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비핵화에는 많은 단계가 있고, 그리고 이번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방북 당일인 7일 문재인 대통령은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생산적이고 좋은 대화’고 표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동행한 미국의 한 고위 관리도 “이번 방문이 지난번보다는 좋았다”며 그러나 “멀고도 험한 길(long haul)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성과로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여는데 북미가 합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7일 밤 성명에서 밝혔다.

윤 수석은 “이에 따라 북미 양측이 북한 비핵화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확정하기 위한 실무협상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성과로는 이미 김 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바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찰단 공개를 들 수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불가역적인 해체가 이루어졌는지를 확인시키기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에 사찰단을 초청했다고 해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은 이전에도 약속한 적이 있었지만, 국제 사찰단의 입국을 거부함에 따라 기자들만이 보는 앞에서 핵시설 해체가 이루어졌다. 풍계리를 사찰단에 공개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중요한 시험이 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전에는 여러 가지 기대 섞인 전망들이 흘러나왔었다. 우선 강경화 외무장관의 ‘종전 선언과 영변 핵시설 해체 맞교환’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의 사이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실행하면 종전 선언을 넘어 평화 협정의 체결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했지만, 방북 결과를 보면 아직은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7일 보도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이외에는 중요한 돌파구를 여는 조치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방북 결과를 평가했다. 이 신문은 또 2시간의 회담과 1시간30분간의 오찬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무기, 생산 및 저장 시설, 미사일과 미사일 발사대 등에 대한 목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 동안 줄곧 핵관련 목록이 북한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말해 왔는데, 미국은 해체 시간표를 짜기 위해 정보기관들의 보고에 기초한 자신들의 목록을 작성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평양 핵시설을 공격할 경우 잠재적인 목표물 목록을 작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를 일축해 왔다.

풍계리 핵사찰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에서 핵사찰 기관을 적시하지 않았다.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유엔의 핵감시기구 등이 핵연료와 핵연료 생산 장비의 목록을 작성할 수 있겠지만, 이들 기관들이 통상적으로 핵무기와 핵실험장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핵무기 전문가들이 사찰하기를 원하지만, 북한은 핵프로그램의 결정적인 단서들이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샘플을 채취한다면 우라늄 폭탄인지, 플루토늄 폭탄인지를 가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 폭발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특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됐던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 해체는 이번 만남에서 언급되지 않았는데, 미국 협상단에게는 앞으로 이 부분이 협상에 큰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그의 표현으로 종합해 보면 ‘생산적이고’, ‘지난번보다 좋았지만’, ‘멀고 험한 길을 가야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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