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나를 남겨두고
누군가가
‘모처럼 비가 옵니다’라는 글과 함께
비가 내리는 영상을 올려놨다.
영상을 보니 정말로 비가 많이도 내리고 있다.
무더위를 한방에 씻겨줄 고마운 비,
사람들은 이 비를 보며 청량감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왜 내 눈에는
영상 속 비보다 자꾸 한 단어가 들어오는 걸까.
‘모처럼 비가 옵니다’란 글 중에서
‘모처럼’이 내 눈에는 ‘못처럼’으로 보인다.
못처럼 비가 옵니다.
여기도 비가 온다.
못처럼 비가 온다.
가슴에 콕콕 박힌다.
밉고 야속하다.
‘못’난 날 혼자 두고 그리 가야했니.
미안하다.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김이율(dioniso1@hanmail.net)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가슴이 시키는 일」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현재는 <김이율 작가의 책쓰기 드림스쿨>에서 책을 펴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포토뉴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