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게임 업계의 저작권 분쟁이 늘어남에 따라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법률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과학적인 분석에 기반한 정책과 중소 개발사를 위한 저작권 신탁·위탁 관리 제도 도입 등이 주요 방안으로 제안됐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임오경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 저작권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현재 게임 저작물의 저작권법상 법적 지위부터 분쟁 현황과 쟁점, 정책 제언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임오경 의원은 "국내 게임 업계는 위기 상황에서도 '데이브 더 다이버'와 같은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게임들이 무분별한 유사, 짝퉁 게임으로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이번 토론회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게임은 복합 저작물…"저작권 문제 판단이 더 어려워"
김찬동 한국저작권위원회 팀장은 "게임 저작물은 어문, 음악, 미술, 영상, 컴퓨터프로그램 등 다양한 저작물이 혼합돼 법률에 따라 규정이 상이하다"며 "국내 게임 산업법에서는 영상저작물상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규정하고 있지만, 대법원은 다양한 저작물이 결합된 결합저작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 저작물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판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창석 경희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상업적 게임이 출시되면서부터 여러가지 법적 논란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게임의 복잡한 구성 자체가 어떤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영화와 소설과 같은 콘텐츠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흐름을 따라간다. 하지만 게임은 이용자가 참가하는 순간 사람마다 모두 다른 경험을 하게 되며 이에 저작권 문제 판단이 어렵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 교수는 "컴퓨터 게임은 다양한 요소가 결합돼 만들어지는 구조이기에, 다른 어떤 자료와 콘텐츠보다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저작권 침해 사례인 불법 사설서버와 비인가 프로그램(핵, Hack)은 이러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불법 사설서버는 기존 법령에서 대응이 되는 추세지만 비인가 프로그램은 논란이 존재한다"며 "2019년 대법원 판례에서 비인가 프로그램은 정보통신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아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반면 해외에서는 분명하게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 "과학적 분석 기반의 정책 기획 필요…지속적인 연구 통해 분쟁 판단기준 구체화해야"
유 교수는 "효과적인 저작권 보호 정책 수립을 위해 과학적 분석 기반의 정책 기획과 함께 민간 차원에서도 새로운 수익구조 개발 등 산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의 저작권 보호 정책 발전으로 해외로 우회하는 침해가 있는 만큼 국제적인 공조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oo라이크', 'oo류' 게임의 성행이 국내 저작권 분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게임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를 매우 구체적으로 차용하는 것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게임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해외 국가별 게임 분쟁 사례와 기준에 대한 검토 등 지속적인 연구가 있어야한다"며 "분쟁의 판단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반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필요"라고 제언했다.
저작권 신탁, 위탁 관리 제도의 도입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소규모 게임저작물의 저작권 등 권리보호를 위해 저작권 신탁 내지 위탁관리 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며 "중소형 게임사는 권리 침해 가능성에도 문제제기가 어려운데, 이를 집중 관리하는 단체를 통해 효과적인 권리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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