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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디스플레이 지원에도 체질변화' 필요


[기획] ③ 中 정부의 OLED 육성…해법은?

[양태훈, 윤지혜기자] 중국 정부가 국내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저온폴리실리콘(LTPS)·산화물(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등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한 백플레인 기술 확보는 물론 재료·장비도 내재화 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외 설비·재료 관련 기업의 중국 내 투자건설 및 해외 고급 인재의 중국 내 창업 지원을 통해 국내 OLED 관련 핵심 기술과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자국 기업의 OLED 관련 신규 투자만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 누적된 투자금액이 100조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산·학·연 관계자들은 중국의 이 같은 OLED 육성책에 대해 '폴더블', '투명' 등 기술격차가 큰 OLED 기반 응용 기술로, 그 차이를 더 벌려야 할 때라고 진단한다.

중국 기업들이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 적극 상용화해 시장 수요를 확대해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이를 위한 국내 기업의 차별화된 상품 전략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핵심 인력 및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전문가들과 중국의 OLED 도전을 뿌리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봤다.

◆ "대학의 R&D 지원·예산 확대가 필요하다"

서울대학교 이창희 교수는 핵심 인력 및 기술력 확보 방안으로, 대학의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을 꼽았다.

이창희 교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시장이 막 형성,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단계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중국도 빠르게 기술 확보를 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기업, 정부, 대학이 집중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평면(리지드) OLED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에 대한 노하우는 쌓였지만, 플라스틱 기판·접착제 등 플렉서블 OLED 기반 기술에 대해서는 역량강화가 필요하다는 것.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플렉서블한 기판에 대해서는 소재가 아직 국산화 되지 못해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집중적인 산·학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술 개발을 이끌 주역들을 대학에서 빨리 양성해 기업에 공급해야하는데, 중국에 비해 전공자들이 절대적인 수로 모자라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역량을 갖춘 박사급 인력의 70% 정도가 현재 대학에 있는 만큼 기업의 퇴직 인력들을 흡수, 대학의 산학협력교수 채용을 늘리면 대학과 공동기술 개발을 해나갈 수 있다"며, "이는 인력 양성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핵심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디스플레이 분야 R&D 지원 예산은 지난 2014년 245억원에서 지난해 195억원, 올해는 93억원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정부 조직개편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개발은 산업부에 남았지만, 정보화진흥기금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되면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이는 국내 대학 산학협력단이 360여개인데 반해 기술이전 및 기술사헙화에 나서는 대학이 60여개에 불과한 상황과 맞물려 대학의 연구 인력 감소와 기업들의 인력부족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과도 연관이 깊다.

이 교수는 "최근의 정부 연구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주력 사업의 경우, 정작 국내 산업을 이끌어나가고 있지만 대학이나 연구소에 지원되는 부분이 적다"며, "정부가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하면, 대학은 삼성·LG디스플레이의 핵심 인재들을 산학협력 교수로 채용해 인력양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이 아닌 국내 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이걸 유지하고 앞서가게 하는 대학에 가는 연구비는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며, "지금 당장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산업이 위험해지는데 거기에 대한 후속 기술과 인재양성에 정부 지원이 적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 "초격차 위한 새로운 사업모델·인프라 필요"

디스플레이 및 전자, 부품 기업들이 협력해 단순 패널 공급이 아닌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최적화된 패키지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도 해법으로 꼽혔다.

곽민기 전자부품연구원 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국내 업체들이 후발주자들과 OLED에서 격차를 벌이기 위해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모듈화 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만을 공급하는 형태로는 (후발주자들이) 금방 추격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가 오는 2018년부터 OLED 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인 만큼 차별화 된 폼팩터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은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

곽민기 센터장은 "현재 중국과 대만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글라스(유리) 타입의 OLED 디스플레이(리지드)에서는 양산 수준에 도달했지만, 필름 타입의 OLED 디스플레이(플렉서블)에서는 당장은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이럴 때 국내 업체들이 패널 자체만 만들어서 공급하는 형태로는 어느 시점을 넘어서 중국 등에 또 추격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교수는 나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인프라 조성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 교수는 "플레서블 디스플레이는 재료, 장비 기판 등 모든 게 토탈 솔루션이 돼야 적용을 할 수 있다"며, "이는 산업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정부가 연구 인프라도 투자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홀스트 센터', 미국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센터'처럼 다양한 부분 공정을 같이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국내에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기존의 플렉서블에 대한 일반 공정을 포함해 소재·부품·장비·테스트 등을 같이하는 인프라 허브를 국내 산업이 밀집돼 있는데 마련해주는 것도 방안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지역별로 관련 인프라가 설치돼 있지만, 거리가 멀고 개별 공정만을 담당하고 있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인 것.

이 교수는 "미국, 일본, 유럽에는 플렉서블·용액공정 기반의 차세대 올레드 공정 기술을 연구하는 인프라가 이미 존재한다"며,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원 기흥에 연구 인프라가 있는 만큼 기업이 많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 추가적인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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