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6개월, 성패 갈림길은 경쟁활성화

[긴급진단-하] 국회서 개정안 논의, 경쟁 촉진 방안 마련해야


[허준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제도개선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4월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법률 개정안 검토에 나선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4명의 의원들이 개정안을 발의하는가 하면 전폭적인 수정내용을 담은 관련 법률개정안도 등장하는 등 휴대폰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몸살이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한명숙 의원과 새누리당 심재철, 배덕광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아예 단말기유통법을 폐지하고 휴대폰 완전자급제를 도입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정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크게 ▲제조사의 보조금과 이통사의 보조금을 분리해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도 도입 ▲보조금 상한선 폐지 등으로 요약된다.

미방위는 4월 국회에서 개정안들을 상정해 단말기유통구조 개선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단말기유통법을 폐지하고 완전자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미방위원장은 "논의를 통해 손봐야 할 곳은 손봐야 하지만 시행된지 6개월밖에 안된 시점에 폐지를 논하는 것은 무리"라며 "상황에 맞게 법을 조정해서 1년 이상은 시행해 본 뒤 그때가서 폐지 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법 실효성 높이려면 '경쟁 활성화'

업계 관계자들은 단말기유통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통신사간의 경쟁 유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말기유통법으로 차별적 보조금 지급이 불가능해졌지만 통신사들이 다른 방식의 경쟁을 펼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통신사들이 내놓은 프로모션은 여전히 보조금 중심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선보상제 프로그램은 고객들이 처음 단말기를 구매할때 2년 후 이 단말기의 중고값을 미리 할인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요금이나 서비스 경쟁을 펼친 것이 아니라 일부 고가 단말기에만 싸게 구매하도록 유도 함으로써 여전히 이용자 차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금을 낮추거나 기본 제공 통화량 혹은 데이터량을 늘리는 방식의 요금경쟁은 아직 불이 붙지 않았다.

유통점이나 시민단체들은 통신사들이 요금경쟁을 펼치지 않으면 보조금 경쟁이라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조금 상한선을 대폭 상향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말기유통법에서 공시한 보조금을 차별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으니 보조금 상한선을 높이거나 없애면 자연스럽게 보조금 경쟁이 시작되고 이용자 후생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보조금을 공시하면 모든 고객에게 이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보조금 상한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분리공시'도 검토해야

단말기 가격을 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분리공시 도입도 주목받고 있다. 분리공시는 통신사가 단말기 보조금을 공시할때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과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따로따로 공시하는 제도다.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보조금 공개에 부담을 느끼는 제조사가 보조금 대신 출고가 인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단말기만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기 때문에 요금제에 상관없이 모든 고객에게 100% 지급된다.

지금은 분리공시가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통신사 보조금과 제조사 보조금이 합쳐서 공시되고 이용자는 제조사 보조금까지 요금제에 따라 차등 지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조금 공시 방법도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금은 보조금을 한번 공시하고 1주일이 지나면 이후 아무때나 보조금을 바꿀 수 있다. 이는 이용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조금 변동이 없더라도 1주일이 지나면 보조금을 반드시 재공시하도록 제도를 변경해야 이용자들이 최소한 1주일 동안은 같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재공시제도를 도입해야 이용자들이 보조금이 언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 수 있어 오늘 확인한 보조금과 내일 확인한 보조금이 달라지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조금이 공개되면 출고가에 포함된 가격 거품 수준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출고가 인하 요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당초 분리공시제는 단말기유통법 시행령에 포함됐었는데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분리공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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