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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전현무, 시사주간지 읽는 예능인(인터뷰②)


"예능MC도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미영기자] "전현무는 팔딱거리는, 살아있는 MC다. '히든싱어3'는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원조 가수와도 밀당을 해야 하고, 일반인 모창 능력자도 한 명씩 보살피며 사연을 들어줘야 하고, 연예인 패널과 두뇌 게임도 해야 한다. 1~4라운드 승부를 긴장감 있게 이끌어야 할 자리다.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같은 특A급 MC만 쥐락펴락 할 수 있는데 전현무가 자신만의 매력과 색깔을 잘 입혔다. 전현무 없는 '히든싱어'는 상상할 수 없게 됐다."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3'의 조승욱 PD는 전현무를 이렇게 평했다.

이제는 전현무의 대표작이 된 '히든싱어3'. 시즌3까지 제작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묘미 중 하나는 전현무의 진행이다. 가수와 음악이 메인 요리라고 한다면, 전현무는 맛깔 나게 양념을 더한다.

특유의 깐죽거림으로 가수들의 입을 바짝 바짝 마르게 하고, 모창 능력자와 연예인 패널들과 '밀당'을 즐긴다. "광고!" 한 마디로 시청자들을 애태우기도 한다. 전현무의 진행 능력에 탄복할 수 밖에 없다.

전현무는 어떻게 '히든싱어'를 요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시즌1부터 이끌며 시행착오를 겪은 탓에 이제는 '히든싱어'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안다.

"'히든싱어'는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지만 얄미운 프로그램이에요. 그렇게 약 올리는 프로그램도 없죠. 패널, 가수, 히든 판정단과 일반인까지 약 올려야 해요. 막판에 최종 결과를 알려주기 전까지 또 답답하게 해야 하고, 깐죽대기도 쉽지 않아요.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깐죽 지수'가 가장 높고 '얍실'하죠.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저와 잘 맞는게 아닐까 싶어요. 선물 같은 프로그램이죠."

'악역'을 자처하지만, 무턱대고 밉지는 않다. 분위기의 강약을 조절하고, 조율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1 때는 너무 약올리기만 했는데 보듬어 주기도 해야한다. 현장 분위기를 잘 읽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말로는 설명 못하겠지만 이 정도 분위기면 큰일 나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객석의 술렁임과 웃음소리, 표정만 봐도 알아요. 기분이 안 좋으면 그만 해야죠. 딱 두 가지, 잘 들어야 하고, 분위기 파악을 잘하는 것이 필요해요."

아나운서 출신의 예능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히든싱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물론 전현무 이전에도 아나운서 출신의 MC, 예능인은 종종 있었다. 그러다 이들이 '아나운서식 정석 진행을 하는 방송인'에 가까웠다면, 전현무는 웃음을 버무릴 줄 아는 예능MC에 가깝다. 전현무도 "아나운서식 진행과 예능인 진행의 사이"라고 평했다.

"저는 예능인만큼 웃기지 않지만 아나운서보다 웃기고, 아나운서만큼은 아니지만 정식 진행을 잘해요. 그런 매력을 잘 보였던 곳이 '히든싱어'였어요. '슈퍼스타K'의 김성주를 보면 정식 아나운서 진행의 표본이에요. 교과서 같은 작품이라면 저는 변칙이죠. 예능식 진행을 하려고 해요. '슈퍼스타K'처럼 하다가도 밉상 짓하고 깐죽대고 가수 놀리고, 예능적인 접근을 하는 거죠. 하이브리드로 접목을 시킨 포지셔닝이죠(웃음)."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전현무의 이같은 진행이 통한다. JTBC '비정상회담'에서 그는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프로그램의 흐름을 조율한다. 유세윤, 성시경과 함께 외국인 패널들에 캐릭터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세상사 흐름을 얘기할 수 있는 명석한 MC이자 게스트들의 중구난방 쏟아지는 이야기의 맥을 짚어줄 수 있는 MC이기도 하다.

"'비정상회담'은 '백분토론'의 예능 버전이에요. 아나운서식 진행이 필요하고, 아나운서의 매력도 보여야 해요. 진정성도 있어야 하죠. 예전에는 예능프로그램 자체가 미친 듯이 웃겨야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은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러려면 MC도 콘텐츠가 있어야 하죠. 아마 그런 흐름에 맞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아마 많은 이들은 전현무를 그저 '좀 웃긴' 혹은 '까불까불한' MC쯤으로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현무는 진짜 예능을 하기 위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좀 더 넓은 의미의 예능MC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꼭 하는 일과는 시사주간지를 보는 거에요. 지금 제가 예능을 하고 있지만 '내용'이 없어질까봐 불안해요. 콘텐츠 있게 웃겨야죠. 말장난 하고 웃기는 건 오래 가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외국어 공부도 하려고 해요. 그래야 살아남아요. 필요 없으면 버림 받죠."

살벌한 예능계의 생태도 잘 알고 있다. 프리를 선언하고 살벌한 방송가에 나선지는 이제 2년에 불과하지만 예능을 시작한 건 훨씬 더 오래 됐다. 수많은 MC들을 지켜보며 든 생각이다.

"확 뜨는 사람들과 확 지는 사람들이 많이 봤어요. 6개월 만에 '걔 한물 갔잖아' 소리를 듣는 곳이에요. 정신 바짝 차려야죠. 예능은 사람들이 빨리 지겨워하지만 변화를 주면 싫어하고, 익숙한 낯설음을 좋아해요. 맨날 깐죽대던 제가 어느날 갑자기 배려의 아이콘이 되면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거에요."

전현무는 뉴스도, 교양도, 캐스터도 있지만 예능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가 쉬운 것이 아니라 예능은 다 잘해야 한다.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즐거운 무대이기도 하다. 예능인이라고 불리는 것이 좋다.

"예능이 매력 있는 것은 반응이 뜨겁다는 거죠. 예능에 빠진 이유도 폭발적인 반응 때문이에요. 물론 폭발적인 안티 여론이었지만(웃음). 방송 자체가 피드백을 받으려고 하는 건데, 예능이 가장 피드백이 빠르잖아요. 스포츠 캐스터도 안하고, 교양 진행도 일부러 안 했어요. 예능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부터 외길인생을 살아왔어요. 예능에서 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됩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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