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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식 체제 장기화...하나로통신과 통신시장의 이해득실은?


 

신윤식 회장이 다시 하나로통신의 대표이사로 3년을 더 이끌어 가는 것이 하나로통신에는 어떤 득실이 있을까?

민영화 1년차를 맞는 KT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로통신이 신 회장 체제를 지속할 경우 통신시장 경쟁체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나로통신 이사회가 신윤식 회장을 이사로 재추천, 오는 3월 주총에서 임기 만료될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결정될 경우 신 회장은 3년간의 임기가 보장, 지난 97년 회사 설립과 함께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이래 10년간 하나로통신을 이끌어 가게 된다. 기업의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자격으로 10년의 장기 경영이 실현되는 셈이다.

신 회장 장기경영 체제를 둘러싸고 하나로통신 내부와 통신업계에서는 각각 이해득실에 대한 치열한 계산을 벌이고 있다.

하나로통신, 외자유치 포기...시장경쟁을 위한 승부수

신 회장의 연임을 통해 들여다 본 하나로통신의 전략은 당분간 외부의 자금유치 보다는 시장경쟁을 통한 자체 경쟁력 확보방안에 주력하겠다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3년간 외자 유치에 전력을 기울인 하나로통신의 전략이 수정됐다는 것이다.

외국 투자업체의 한국 중개를 맡은 한 투자업체 임원은 "하나로통신이 앞으로도 외자유치등 자금확보에 나서기 위해서는 신 회장 체제를 탈피,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국내·외 투자가들이 신 회장 체제의 하나로통신 경영진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이 지난해 파워콤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신 회장이 당시 대표이사 사장에서 회장으로 옮겨앉고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의사를 표현했던 것도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하나로통신은 "이미 파워콤 인수에 실패한 가운데 두루넷 인수 계획도 파기하는등 대규모 자금소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올해 부채상환에 1조1천600억원, 자체 투자에 4천291억원등 1조6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에 회사채 3천500억원 발행과 은행권 대출 2천500억원을 확보하고 하반기에 1천억원의 회사채 발행과 벤더파이낸싱 500억원, 은행권 대출 1천억원등 자금을 확보, 연내 총 8천500억원의 외부자금 유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올해 6천1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금을 통해 투자와 부채상환이 충분하다는 것이 하나로통신의 계산이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외부에 '손을 벌려야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 하나로통신의 설명이다.

반면 하나로통신은 대정부 로비력과 추진력, 통신시장에서의 '입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자체 판단하는 신 회장을 통해 KT와의 전면 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KT가 민영화 첫해를 맞아 마케팅 강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시장 유효경쟁 체제와 후발사업자 육성에 대한 정부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이다.

하나로통신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하나로통신이 신 회장 외에 대안이 없기도 하지만 신 회장 만큼 KT와의 경쟁을 위해 정책제안등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는 인물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2000년 말 '통신시장 3강 체제 구축'이라는 정책제안을 청와대와 정통부에 제시, 국내 통신 시장의 경쟁정책을 주도하기도 했다.

삼성, SK는 찬성-LG는 반대

하나로통신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 주주인 삼성, SK는 찬성, LG는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신 회장의 이사추천을 승인한 이사회에 삼성과 LG는 불참, 사실상 의결권을 포기했으며 SK텔레콤은 이사회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하나로통신측은 "신 회장의 연임에 대해 삼성은 찬성의사를 전달했으나 LG는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입장이 이렇게 나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 회장의 연임을 찬성한 삼성과 SK텔레콤은 이미 하나로통신 지분 매각 입장을 밝혀 놓고 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하나로통신 지분 매각의사를 결정한 상황에서 신 회장의 연임이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KT와의 경쟁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는게 이 관계자의 예측이다.

반면 대주주인 LG의 경우 그동안 대주주이면서도 신 회장의 경영에 대해 직접 간여하지 못했던 관행을 감안, 신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 경영체제 하에서는 대주주로서의 권한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 높아

신 회장의 장기 경영체제를 둘러싸고 주주사와 하나로통신의 이해득실이 얽힌 가운데 통신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통신 업계 한 전문가는 "신 회장 체제의 지속을 하나로통신이 정부에 대한 지원요청을 강화, 후발사업자 육성론이라는 소위 '정책 마케팅'에 주력하려는 의지 아니겠냐"는 예상을 제기했다.

이 전문가는 "그동안 이동전화 시장에서 유효경쟁 체제 구축을 위한 후발사업자 지원 정책을 요구하는 '정책 마케팅'이 시장질서를 해치는 요인이었다"며 "유선통신 시장에서도 정책 마케팅을 재현하겠다는 낙후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통신 업계 일각에서는 "급속한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통신시장에서 경영결과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채 장기 경영이 보장되는 기업은 결과적으로 경쟁력 저하를 자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체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 정책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생존하려는 후발업체의 전략이 확산될 경우 후발사업자의 경쟁력 저하가 통신시장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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