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어원과 유래]칠판 긁는 소리가 싫은 이유는?(하)


그리스 시대 연극 배우들은 가면(mask)을 쓰고 연기했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연기하기도 했는데 가면과 특이한 목소리로 그 역할들을 구분했습니다.

가면은 얼굴을 전체적으로 덮고 있으며 입 부분만 크게 뚫려 있어 배우의 소리를 전달했습니다.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당시에는 페르소나(persona)라고 하였습니다. persona 는 ‘소리(sonare)를 통해서(per=through)’라는 뜻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말입니다.

페르소나는 가면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배역(character)이란 뜻을 거쳐 사람을 뜻하는 person의 뜻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사람(person)은 어원상으로 ‘가면 밑에서 입을 통하여 소리를 통과시키는 존재’란 의미입니다.

■ personal 개인의, 사적인

■ personality 개성, 성격, 인격

인간은 여러 개의 다양한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여기서 가면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감추고 외면적으로 보여지기를 원하는 성격이나 모습을 말합니다.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Carl Jung)은 다른 사람에 투사된 자신의 alter ego(또 다른 나, 자아, 분신)을 페르소나라고 하였습니다. 친구, 직장인, 가족, 연인 등 각 역할에 맞게 몇 개의 가면을 바꾸어 가면서 각각의 페르소나에 충실하게 살아간다는 설명입니다.

때로는 상대방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페르소나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다가, 약자 앞에서는 강한 카리스마를 표출하기도 합니다.

작가주의를 지향하는 감독들이 한 배우와 오랫동안 작업하면서 자신의 영화 세계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특정한 감독의 영화에 단골 출연하는 배우를 가리켜서 페르소나라고 합니다.

얘를 들면 마틴 스콜세즈 감독과 로버트 드니로,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크리스챤 베일 등이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괴물', '살인의 추억', '남극일기', '설국열차'를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이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작업한 작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페르소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페르소나의 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감독은 그 배우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자신만의 뚜렷한 세계관이 있어야 합니다.

감독은 자신의 분신인 배우(페르소나)를 통해 자신의 철학, 사상, 개성, 상징 등을 주입시켜서 스크린에 표현합니다.

칠판에 글씨를 쓰다가 분필이 끌리거나 혹은 손톱으로 칠판을 긁게 되었을 때 끔찍하게 날카로운 소리가 납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들었을 때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신경을 날카롭게 합니다.

1986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은 이 소리에 대한 심리 음향학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소리에 포함된 높은 주파수 성분이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고주파가 아니라 저주파와 중간주파수 사이의 소리 음역이었습니다.

한편, 연구진은 소름을 돋게 하는 이 소리가 원숭이의 일종인 마카크(Macaca)가 적의 침입 같은 위험을 알릴 때 울부짖는 소리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함께 알아냈습니다. 이 소리를 들으면 마카크는 온몸이 오그라들고 맥박이 빨라지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칠판 긁는 소리를 싫어하는 이유를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습득된 원시적 방어본능 때문이라는 가설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정균 (jgkim@jisikcorp.com)

서울대학교 제어계측 공학과를 졸업하고 주식회사 지식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영어 단어 학습사이트 리도보카 ( http://www.leedovoca.com )를 서비스하고 있다. 본 컬럼을 통해 초중고 내신,수능 및 토익, 토플 필수 영단어 관련 지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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