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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혁신·융합…키워드로 본 황창규호 KT


투명인사로 조직 안정화…신규 융합사업 모색 이뤄질 듯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새로운 CEO로 맞이할 KT호(號)가 출항할 준비에 한창이다. 아직 CEO 내정자 신분이지만 이미 서초동 KT연구개발센터로 출근하면서 업무를 파악하고 향후 경영 구상에 돌입했다.

내년 1월27일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승인을 받으면 바로 CEO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반도체 시장 최고의 권위자로 불렸던 황창규 내정자가 어떻게 KT를 이끌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 내정자의 KT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질까.

◆'인사가 만사' 황창규 내정자 '투명한 인사' 강조

일단 황창규 내정자는 투명한 인사를 강조하고 나섰다. 황 내정자는 KT 임원들에게 "외부인사청탁을 근절하겠다"며 "인사청탁이 있을 경우 처벌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명한 인사를 통해 흔들리는 KT를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과거 KT는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이석채 전임회장의 낙하산 인사가 총 36명에 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KT의 최우선 과제로 조직 안정화를 꼽고 있다. 기존 KT 출신 직원들과 전임회장 시절 이른바 '낙하산'으로 회사에 들어온 직원들 사이에 괴리감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식 성과주의가 KT에 도입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낙하산 인사를 바라봐야만 했던 KT 직원들에게 철저한 성과주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고위 임원은 "KT 신임 CEO는 일단 흔들리고 있는 조직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며 "소위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자리라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가진 황 내정자가 잘 해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취임 일성 '창의와 혁신, 그리고 융합'

황창규 내정자는 CEO 후보로 단독 추천된 뒤 취임소감을 밝히면서 창의와 혁신, 그리고 융합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황 내정자는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의와 혁신은 황창규 내정자가 삼성전자 시절부터 강조했던 단어다. 황 내정자는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 이론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매년 2배씩 늘어나는 반도체 제품을 개발해 그 이론을 증명하기도 했다.

황 내정자는 우리나라 반도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에서 IEEE 앤디 그로브상, EIA 기술 리더상 등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을 잇따라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언론사 기고를 통해 연이어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오래된 기술과 사업이라도 이를 재해석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경험"이라고 했다.

이를 KT에 접목해 보면, KT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유선사업의 혁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KT는 유선사업으로만 매분기 1조5천억원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이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황 내정자는 CEO추천위원회와 면접에서 "유선통신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어필했다고 알려졌다.

결국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KT의 유선매출 증가를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한 유선 고객을 바탕으로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을지, 다른 산업과의 유선 인프라를 어떻게 융합할지 지켜보는 것도 황창규호를 바라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황창규, 제조사 마인드 극복할 수 있을까

황창규 내정자의 취임 일성 가운데 특히 중요해 보이는 단어는 '융합'이다. KT가 보유한 최고수준의 유무선 인프라를 다른 사업과 융합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황창규 내정자는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장 시절이던 지난 2011년 3월, '스마토피아(스마트+유토피아)라는 단어를 꺼낸 바 있다. 사람 주변의 디바이스들이 스스로 사람이 느끼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하는 세상이 올 것이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황 내정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불과 2년여만에 황 내정자의 생각은 현실이 됐다. 사람 주변의 모든 기기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망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황 내정자는 KT에서 그가 꿈꾸던 스마토피아를 이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KT의 유무선 인프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은 다른 기기들을 KT 유무선 인프라에 접목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융합'이 강조되면서 전임회장 시절 추진됐던 이른바 '탈통신' 사업들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BC카드나 KT렌탈 등은 통신사업과는 크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황 내정자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다면 예상보다 빨리 황 내정자가 '위기의 KT'를 빨리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철저히 시장논리와 수출기여도가 높은 '제조사 마인드'가 먹혔던 삼성전자와 달리 내수시장 중심의, 민영화했지만 공기업처럼 정치권이 바라보는 KT의 CEO자리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그래서 더욱 2014년 황창규 CEO의 KT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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