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내 모든 활동 정량화 '라이프 코치' 온다


자기 정량화의 시대 – 라이프 코치의 미래

나는 요즘 밖에 나갈 때면 늘 나이키 플러스의 퓨얼밴드를 차고 나간다. 하루에 소비된 칼로리와 발걸음 수를 측정한 뒤 퓨얼 수치로 변환해서 목표에 도달했는지 확인한다. 그 결과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전송하며 때론 모바일 SNS '패스'에 포스팅 한다. 목표를 달성한 날은 기기에서 나오는 칭찬 메시지를 보고 스스로 만족해 한다.

나이키뿐 아니라 조본, 핏비트 같은 기업들도 비슷한 장비를 선보였으며, 아디다스는 보다 전문적인 운동선수를 위해 심장박동 수까지 측정하는 장비를 내놨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발표 행사 때도 S밴드를 비롯한 운동 측정 장치들이 잠깐 소개됐다.

등산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엔도몬도나 런타스틱, 런키퍼라는 앱을 이용해서 평균속도, 거리, 고도를 측정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자신의 기록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한다.

몸무게를 줄이거나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은 눔(Noom) 같은 사이트를 통해서 자신이 먹는 음식이나, 운동을 통한 칼로리 섭취와 소모, 그리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코치를 받는다.

무브즈(Moves) 같은 앱은 내가 하루 종일 어떤 장소를 이동하면서 걷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한 내용을 측정해서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준다.

◆스마트 왓치도 자기정량화 도구로 유용

얼마전 스위스 EPFL의 과학자들은 14mm의 작은 임플란트를 통해 혈액을 모니터링 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혈액의 여러 가지 화합물 변화 측정을 통해 심장마비나 당뇨 같은 중요한 건강 문제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임플란트에 부착된 센서는 혈액에서 만들어지는 화합물에 반응하는 효소로 코팅되어 있어서 근육조절 단백질인 트로포닌, 글루코스, 젖산염, ATP 수치를 측정하고 이 내용을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바야흐로 자신의 모든 활동을 정량화해서 자신의 삶의 질과 생활 습관을 변화하게 만드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런 분야를 라이프 코칭, 라이프 관리라고 하기도 하고 정량화 또는 수치화된 자기 시대(QS: Quantified Self)라고 부른다.

모든 장비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커넥티드 기기 시대에서도 특히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기와 응용 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마전 테크크런치는 이런 종류의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중 50개를 선정해서 보도했다.

헬스 2.0으로 논의되기도 하는 새로운 방식의 건강 관리와 자신의 모든 것을 측정하면서 자신에 대해 보다 더 자세히 알고 생활을 변화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이제 스마트폰은 또 다른 중요한 자기 혁신의 도구가 되고 있다. 요즘 거론되는 스마트 왓치 역시 시간이나 날씨, 메일을 보자는 것 보다는 이와 같은 자기 정량화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칭은 단지 내가 나에 대한 정보를 수치로 좀 더 명확히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더 많이 노력하게 하고 더 자기 개선을 위해 적극적 태도를 취하게 도와줄 수 있는 가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본다. 여러 앱은 이 부분에서 게임 요소, 커뮤니티를 통한 경쟁과 북돋음, 기부를 통한 인류애에 호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모든 활동 수치화…미래의 자기개발 전도사

우리가 금연을 하고, 절주하고,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건강해 진다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옆에서 북돋아주고 경쟁심을 유발시키고 때로는 강하게 질책하는 코치가 있어야 한다. 물론 건강 이상 신호를 사전에 측정해서 예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역은 또 다른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프리콕 처럼 예측 기술이며 위험 방지 영역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내가 활동하는 많은 부분을 수치화해서 내 삶의 행태와 습관을 개선해 주는 것이고 이는 단지 자기 개발 서적을 읽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자기 개발 전도사는 개인의 모든 활동을 수치로 제공하면. 그 사람이 어떤 부분을 바꿔나가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바꾸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기 정량화는 보험 시장이나 의료 서비스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늘 자기 건강관리를 하기 위한 노력을 데이터화한 사람에게는 보다 저렴한 보험료 납입이 가능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에 맞는 건강 검진이 가능하며,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 정책을 통해 국가 의료비 예산을 절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보험 가입이나 건강 검진에 가서 설문지나 문진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기기에 있는 내 수면시간, 운동시간, 운동량, 먹는 음식의 내역, 주요 이동 루트를 제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한상기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현재 컴퓨터과학과 인문사회학을 결합한 소셜컴퓨팅 분야의 각종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대기업과 인터넷 기업에서 전략 수립을 하고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으며,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사진과 영화, 와인을 좋아하며, 에이콘출판사의 소셜미디어 시리즈 에디터로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엔 학술과 현업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신규 사업 전략과 정부 정책을 자문하고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블로그(isocialcomp.wordpress.com)와 페이스북(facebook.com/stevehan)을 통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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